[김선숙 기자]16년 만에 주식시간이 30분 연장된 첫날.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1.8% 가량 늘어났다. 첫날이라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지만 당초 3~8% 가량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주식시장의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됐다. 오전 9시~오후3시였던 주식 매매거래 시간이 오전 9시~오후3시30분으로 바뀐 것이다. 이는 점심 휴장을 폐지하면서 5시간에서 6시간으로 바뀐 2000년 이후 16년 만에 조정된 것이다.

거래시간 30분 연장 첫날인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8조35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하루평균 거래대금인 8조2051억원에 비해 1530억원(1.8%) 가량 증가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30분 거래시간 연장 효과로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3~8%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래대금으로 환산하면 2600억~6800억원 가량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 기회가 늘어나 증시 유동성이 확대되고 해외 증시와의 시차를 줄여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시장 접근이 쉬워질 것으로 기대에서다.

과거 거래시간 연장 때도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지난 1998년 12월 거래시간 연장 전후 1년간 하루 평균 거래량이 86만 주에서 278만 주로 220% 증가했고, 2000년 5월 거래시간 연장 전후 1년 동안에도 하루 평균 거래량이 284만 주에서 372만 주로 31% 늘었다.

하지만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16년 전에는 주식거래 환경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다.

당시엔 증권 객장이나 전화 주문이 주를 이뤘고, 2000년을 기점으로 인터넷이 보급이 확산되면서 HTS(홈트레이딩시스템)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최초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출범한 것도 그 해다.

즉 HTS 보급 이후 처음으로 거래시간이 연장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16~18년 전에 비해 거래증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 객장이 주를 이룬 시기에는 거래시간 연장이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매매를 하고 있어 당시 만큼의 증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IBK투자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이전 1시간 연장의 두 시기가 시간과 장소 제약을 덜 받는 온라인 매매가 활성화되기 전이라 이번 비례적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한다는 기대는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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