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요즘 가장 무서운 ‘에어컨 괴담’이 화제가 되고 있다.

"휴가를 다녀왔더니 집안이 서늘하다. 귀신이 들었나 느꼈던 순간도 잠시, 휴가 기간 내내 빈집에 에어컨을 켜 놓았던 것이다. 다음 달 전기요금은 얼마나 될까."

무더위가 장기화되면서 에어컨이 전기요금에 대한 소비자불만을 터트리는 뇌관이 됐다. 사실 기술발전으로 에어컨의 절전 효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다른 어떤 가전제품보다 사용 집중성과 전력 사용량이 높다보니 소비자들의 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쓰는 에어컨의 전기요금은 얼마나 될까

에어컨은 사용량에 따라, 사용 방법에 따라 전기사용량이 천양지차다. 최신 에어컨 모델은 10년전 모델에 비해 3배 가량 전력 효율이 높아졌다.

10년전 에어컨을 여전히 쓰고 있다면 에어컨을 잠시만 틀어 놔도 전기요금 폭탄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최신 에어컨으로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선풍기를 함께 쓰는 등 현명하게 에어컨을 쓴다면 전기요금 폭탄은 피할 수 있다.

그러나 기록적인 불볕더위에다 정부가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에 구매 가격의 10%를 환급해주는 정책 때문에 신형 에어컨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그렇다면 구형 에어컨과 1등급 신형 에어컨이 얼마나 전기료차이가 날까

순간 소비전력이 1.8KW(1800w)인 구형 에어컨을 한달간 매일 5시간씩 쓴다고 가정하면 총 270kWh를 쓰게 된다. 다른 전자제품의 전력 소비를 합치면 총 520kWh의 전력을 사용하게 되는데 한달간 전기요금은 15만8640원으로 껑충 뛴다. 누진요금제로 인해 12만3010원이 추가되는 것이다.

만약 휴가철 일주일간 에어컨을 24시간 가동하고 간 경우라면 그야말로 요금폭탄이다. 순간 소비전력 1800w 를 기준으로 23일간 8시간, 나머지 7일간 24시간을 가동했다고 가정하면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만 640kWh, 기본 전력소비를 더해 총 900kWh의 전력을 소비, 전기요금이 46만원이 넘게 된다.

▲ 자료출처 :한국전력
신형 1등급 에어컨 하루 5시간씩 한달쓰면...3만3510원 추가

이렇듯 최신 에어컨을 쓴다면 전력 소비는 크게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최신 에어컨은 10년전 제품에 비해 60%이상 에너지 효율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의 경우 순간 소비전력이 0.37kW~1.73kW 수준이다. 무풍에어컨은 초기에 가동시 강력한 냉풍을 뿜어내고 이후 바람이 없는 것처럼 미세한 냉기를 뿜어내는 원리다. 초기엔 1.73kW 수준으로 전력을 소비하지만 무풍 모드에선 0.37kW 수준의 전력을 소비한다.

최저 전력 소비량인 0.37kW를 기준으로 한달간 전력 소비량을 계산하면 약 55kWh를 쓰게 된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무풍에어컨을 매일 12시간씩 한달 사용할 경우 전력 소비량은 90kWh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렇게 되면 일반 가전제품 전기사용량에 259KWh와 합쳐 한달 347KWh를 소비하게 되고 전체 전기요금은 6만9140원을 부담하게 된다. 일반 가전제품 전기요금에 불과 3만3510원만 추가된다. 구형 에어컨에 비해 8만9500원이 절약되는 셈이다. 같은 시간을 틀더라도 전력사용량이 줄면서 단가가 낮은 누진구간 요금을 적용받아 요금 절약효과가 커진 것이다.

LG전자 인버터 듀얼에어컨도 소비전력이 0.32~2.24kW 수준이다. 듀얼에어컨은 인버터를 장착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특정 지역에만 냉기를 뿜는다. 그만큼 냉각 효율이 좋다. LG전자는 인버터를 적용한 정속형 에어컨의 한달 전력 소비량은 62.4kWh라고 예상했다. 7.8시간씩 30일 가동한 경우다.

에어컨은 태생적으로 다른 기기에 비해 전력사용량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기기다. 고온에서 저온으로 에너지가 흘러가는 열역학법칙을 거꾸로 돌려야해서다.

전자업계는 최신 에어컨으로 효율적인 방법으로 에어컨을 쓰는게 당장 가능한 전기요금 줄이는 첩경이라고 지적했다. 에어컨 필터 등을 자주 청소해 효율을 높이고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거나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구형 제품을 쓸 경우라도 사용 방법에 따라 전기료를 상당히 아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누진제로 전기료 폭탄이 우려되고 있는 만큼 효율 높은 새 제품의 구입 비용과 장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전기료를 꼼꼼히 비교해 보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에어컨을 포함, 9월말까지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을 구매할때 최대 20만원 한도에서 구매대금을 환급해주고 있다. 신청기간은 10월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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