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일요일이면 폭염이 누그러든다던 예보가 슬그머니 다음 주 중반 이후로 늦춰졌다. 이삼일 앞도 제대로 내다보지 못하는 기상청이 폭염에 지친 국민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19일 기상청은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8월말까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폭염은 '주의보'가 내려지는 낮 기온 33도가 기준. 따라서 폭염 종료 시점은 기상청 예보에서 기온이 33도 미만으로 떨어져 유지되는 날이다.

왜 이리 오락가락하나

기상청은 전날 이번 일요일부터 폭염이 누그러질 것으로 예보됐다. 그런데 하루 만에 그 시점이 다음 주 목요일로 또 미뤄졌다.

기상청은 지난 11일에는 15일 광복절부터 서울에서 33도를 넘는 폭염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결국 장마 오보에 이어 폭염 전망까지 빗나가면서 기상청 예보 능력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동해안 지방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내륙지방과 전라남도를 중심으로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34도, 인천 32도, 수원 34도, 춘천 33도, 강릉 30도, 청주 34도, 대전 34도, 전주 34도, 광주 35도, 대구 35도, 부산 32도, 제주 33도 등으로 예측된다.

수도권 중심으로는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단 이틀(7월29일·8월3일)을 제외하고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최근 무더위의 원인으로 "일본 동쪽 해상에서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남북으로 강하게 발달하면서 한반도 주변 기압계의 흐름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으로부터 평년보다 3~5도 높은 뜨거운 공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유입돼 있고 한반도가 안정한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게 되면서 구름 발달이 억제돼 강한 일사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체된 기압계 흐름 속에 가열된 지상부근의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장기간 머물고 있으며 상층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남하하지 못하고 북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유지되면서 무더운 날씨가 다음주 중반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9~20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도, 21~23일 33도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3일까지 밤사이 기온이 25도로 예정돼 있어 열대야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다음 주 후반부터는 기온이 조금 낮아지겠지만, 평년보다는 1~3도 높은 기온이 계속 유지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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