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희 前 충주시장
물은 어느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이름부터가 다르다.

강에 있으면 강물, 바다에 있으면 바닷물이다. 담겨진 곳에 따라 물의 이름, 운명이 바뀐다.

사람은 만나는 사람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

태어나서 첫 만남인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이미 운명, 즉 신분이 달라진다. 왕의 자식으로 태어나면 왕자다. 양반의 자식은 양반이고, 상민의 자식은 상민이다. 자본주의 시대인 요즘도 마찬가지다. 재벌가에 태어나면 태어나면서부터 재벌이다.

학교를 다니면서 부턴 만나는 친구가 누구냐에 따라 성격과 성품이 달라진다. 만나는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가 있다.

직장에서는 상사와 동료의 만남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

박정희 장군 밑에서 부관을 하던 사람은 국회의원이 됐다. 김재규 정보부장 밑에서 일을 하던 사람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상사의 명령에 충실히 따른 죄밖에 없는데 말이다. 직장에서 상사를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도 운명이 바뀐다.

만남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실력이다. 똑같은 부모를 만났어도 부모의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장남이 반드시 후계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요즘 재벌들도 장남에게 반드시 회사를 물려주지 않는다. 장남의 능력이 시원치 않으면 형제간에 전쟁이 벌어진다. 롯데그룹 형제간의 싸움이 대표적 사례다.

금수저로 태어나면 금수저가 된다. 그렇다고 부모나 형제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가 없다. 자기 복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후천적으로 인연을 만들어 대신하는 방법도 있다.

삼국지를 보면 유비와 관운장과 장비는 서로의 부족함을 의형제를 맺어 보완을 한다. 유비의 가문과 관우, 장비와 제갈공명의 실력이 합쳐 한 시대를 풍미했다. 흙수저로 태어난 사람들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우리는 수없는 사람을 만난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영웅이 되기도 하고 범죄자가 되기도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관계를 맺으면 운명이 바뀐다.

산삼이 앞에 있어도 산삼인지 모르면 줄기를 꺾어 이쑤시개로 사용한다. 만나는 사람의 진가를 알아보는 것도 실력이다. 만남의 선택권은 주로 힘 있는 자가 쥐고 있다. 힘없는 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만남과 실력은 운명을 좌우하는 쌍두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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