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한국 희극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구봉서(90) 옹이 27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1926년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5년 악극단에 들어가면서 희극배우의 삶을 시작했다. 각종 TV 코미디 프로그램은 물론 400여편의 영화, 980여편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는 1958년 영화 '오부자'에서 막내 역을 맡으며 인기를 끌어 '막둥이'란 별명을 갖기도 했다. 또 라디오 프로그램 '홀쭉이와 길쭉이', '노래하는 유람선' 등에서 승승장구하며 옥관문화훈장·문화포장을 받았다.

주연은 아니지었만 한국 전쟁영화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63년)에선 인상깊은 조연을 맡았다. 구씨는 최무룡ㆍ장동휘ㆍ이대엽 등 톱클래스 배우들과 함께 출연했다.

6ㆍ25 전쟁에 참전한 해병대원들 얘기다. 해병 분대가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끝까지 막아냈지만 단 두 해병만이 살아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촬영 당시 국내에서는 촬영용 모의 총이 별로 없어 실탄을 써서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특히 1969년부터 '웃으면 복이와요'를 비롯한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배삼룡·곽규석·서영춘·김희갑 등과 함께 1960~70년대 코미디 황금기를 이끌었다. 유행어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의 주인공도 고인이다.

2000년에는 MBC코미디언부문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2006년 제13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연예예술발전상을 받았다.

장례식장은 서울 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평창동 예능교회가 주관한다. 29일 오전 6시 발인이며 장지는 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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