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여·야당의 당대표가 나왔다. 이제는 대선국면에 들어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안 없이 밀리는 새누리당이 2017년에 빼어들 카드는 별로 없다. 새 인물의 수혈외에는...

지난해 지난 20여 년간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의 대권쟁취를 정확하게 예측했던 책들을 집필한 시사평론가 김대우씨가 ‘반기문 카드’라는 제목의 저서를 통해 2017년 대권 향방에 대해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지목했다.

지금 여당은, 대통령의 레임덕이 대선시즌까지 연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걱정하고 있다. 이 책에서 지적했듯 결국 답은 반기문이다.

그렇다면 보수 세력을 대변하는 새누리당에 ‘반기문 카드’밖에 없는 것인가

새누리당의 새 대표로 호남출신인 이정현 의원이 당선된 이후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정현 역할론’이다

◇‘이정현 역할론’

여당을 지지했던 대부분의 보수 세력 입장에서 한마디로 ‘정떨어진’ 당 대표가 뭔 말을 하던 관심조차 없겠지만 이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을 앞둔 상황에 적용할 '정치빅뱅 시나리오'를 조심스럽게 꺼낸 것이다.

그는 지난 15일자 중앙일보 ‘내년 대선 경선, 외부서 여럿 영입…최종 2명이 승부’ 제하의 인터뷰에서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폭발력이 강할 가능성이 높은 정치시나리오를 내놨다.

그는 인터뷰에서 “기존 당내의 희망자 6~7명과 외부에서 들어오신 분들이 3~5개월 동안 치열한 정책토론을 벌이고 여론조사를 통해 (방송사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방식처럼 한 사람씩 탈락시킨 뒤 (최종) 2명을 남기고 전당대회를 통해 승부를 볼 것”이라는, 향후전개될 정치 시나리오 일부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누가 유력하다는 식으로 몰고 가지 않고 당내 6~7명의 희망자 외에 외부에서도 여러 분을 모셔올 것이다. 이후 3~5개월 동안 치열한 정책 경쟁을 벌이게 하고 5개월 지나고 나서 한 사람씩 여론조사를 통해 슈퍼스타K 방식으로 탈락시켜 2명 정도만 남길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최종 승부를 보게 하겠다. 지금 야당이 10년 동안 정권을 창출 못했기 때문에 굉장히 치열할 거다. 국민의당 쪽도 박지원 대표님이 손학규 등 새로운 대선주자를 영입하려고 하고 더불어민주당도 김종인 대표님, 문재인 전 대표님, 그 밖의 희망자들이 하려 할 것이다. 그러다 감정에 의해 어그러질 수도 있고 전체적 재편이 될 수도 있다. 보수정당 자민련과 (김대중 총재의) 국민회의와 합쳐질 때도 있지 않았느냐. 더민주, 국민의당 지지자나 구성원 중 새누리당과 일치하는 사람이 적잖다. 새누리당도 그렇다. 진영 의원이 더민주 가서 잘하고 있지 않나. 얼마든지 빅뱅이 있을 수 있다. 빅뱅이 아닐지라도 정계개편에 준하는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다. 5년 단임제는 누가 봐도 정책의 연속성, 정권의 책임감 면에서 부족함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개헌을 하되 4년 중임 정·부통령제를 하자는 생각이다. 그러면 호남 대통령-영남 부통령 혹은 거꾸로도 되고 수도권-지방, 남자-여자, 연세 든 사람-젊은 사람, 외교안보에 능한 사람-국내 정치에 능한 사람 등으로 짤 수 있다”

이상에서 보듯 이정현 대표가 발설한 이 시나리오대로 향후정치가 진행된다면 새누리당은 '정치빅뱅'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지금 새누리당이 ‘그 그림’을 그리고 있고 이정현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기문...나오나? 안 나오나?

어찌됐던 2017년 대선 최대 ‘키워드’는 반기문이다.

현재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매력적인 차기 대통령감이라는 것은 여야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강점은 현재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과 주류에서 밀고 있는 여권 후보라는 점이다. 또한 문재인, 안철수 야권 내 유력한 잠룡군에 맞서 3자 구도에서는 87년 대선처럼 승리할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또 정치인 이미지보다 외교관 이미지기 크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여권 내에서는 반 총장이 큰 실수나 개인적인 비리가 없는 이상 현재 지지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정점은 대권 출마 선언을 할 때 최고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반기문 대망론’에 부정적인 인사들이 한결같은 의구심은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하나는 출마선언과 동시에 터져나오는 검증에 대한 돌파 여부다. 예측 가능한 공격이야 방어가 가능하겠지만 ‘돌발 악재’가 터질 경우 반 총장이 견딜 만한 맷집을 갖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두 번째는 당내 경선 통과 여부다. 현재의 새누리당 당헌.당규상 경선은 불가피하다. 당내 주류세력이 지지한다고 해도 반 총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중간에 ‘용도폐기’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2014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주류가 지지한 김황식 전 총리가 정몽준 후보에 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세 번째는 박 대통령과의 차별화 여부다. 주류세력을 등에 업으면서도 전 정권과 차별화를 어떻게 구사할 있느냐다. 자칫 미래권력을 잡으려는 세력과 현재권력을 감싸려는 세력 사이에 자중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네 번째는 반기문식 정치의 부재다. 안철수 전 대표도 ‘새정치’를 들고 나왔지만 문 전 대표에게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현재까지도 안 전 대표는 새정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 총장이 대선을 1년도 채 남기지 않고 뛰어들어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대권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여권 중진급 의원은 시사플러스와 통화에서 “이미 정해진 수순”이라고 말을 아꼈다.

결국 반기문의 대권 도전 결정 여부에 따라 ‘2017년 대권 시나리오’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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