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한진해운 채권단이 30일 결국 추가 지원은 불가하다고 결정하면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이 임박했다. 채권단이 최소한의 자구책으로 요구한 7천억 원과 한진그룹이 내놓은 4천억∼5천억 원 간 간극이 끝내 좁혀지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과 돈을 빌려준 금융권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은 30일 산은에서 채권단 회의를 열어 한진해운에 대한 자율협약 종료 안건을 논의한 끝에 만장일치로 추가 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자율협약이 종료되는 시점인 9월 4일에는 그동안 동결됐던 채무가 다시 살아나기 때문에 이미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밖에 선택지가 없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기존의 모든 채권, 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담보가 없는 회사채 투자자들은 원금을 잃을 공산이 높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발행한 회사채(영구채 제외)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 1조1891억원이다. 공모사채가 4210억원, 사모사채가 7681억원 규모다.

이 중 4300억원 어치의 프라이머리 유동화증권(P-CBO) 보유자는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정부의 회사채 거래 활성화 방안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이 P-CBO의 지급보증을 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회사채 투자자 가운데 개인 비중이 적고 기관 투자가도 분산돼 있어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조2000억원의 회사채 중 개인 투자자의 보유액은 8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은행권에 번질 파장도 크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된다.

신용공여액이 1조원에 달하지만 대부분 대출금을 떼일 것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 둔 상태다.

가장 많이 빌려준 산업은행의 대출액은 6660억원으로 이미 100% 충당금을 쌓았다. KEB하나(890억원), 농협(850억원), 우리(690억원), KB국민(530억원), 수출입(500억원) 등 은행 가운데 여신 등급을 '고정'으로 분류해 놓은 KEB하나은행만 절반 이상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다른 은행들은 90~100% 적립해 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지 않고 은행권 대부분이 손실을 대비해 둬서 법정관리가 금융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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