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캡쳐
[이미영 기자]대우조선해양이 회삿돈으로 다수의 스위스 최고급 명품 손목시계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남상태(66·구속기소) 전 사장 재임 당시 대우조선해양 측이 스위스 명품 시계 '파텍 필립' 제품 다수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하고 시계가 어디로 흘러갔는지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텍필립'은 스위스 명품 시계 중에서도 최고급 제품으로 극히 소량의 명품 시계를 제작하는 회사로 이른바 '세계 3대 명품 시계'로도 유명하다.

파텍필립은 연간 약 4만점 정도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데 돈이 있다고 해서 바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제품을 구매하려면 파텍필립 제네바 본사 심사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북한 김정은이 공식 석상에서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자선 경매에서 파텍 필립 손목시계 한 점이 730만 스위스 프랑(당시 83억77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검찰은 대우조선 관계자들로부터 파텍필립 시계를 사들였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회계장부 등을 통해서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우조선 고위 관계자들이 회삿돈으로 사들인 시계를 개인적으로 사용했거나,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와 관련한 선물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측은 평소 관례상 영업 목적으로 이들 시계를 구입해 선박을 발주한 해외 선주들에게 선물로 건넸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시계 가운데 일부가 로비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에 연루돼 구속된 박수환 뉴스컴 대표의 주변 자금 흐름을 광범위하게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관계 인사들에게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를 해주겠다고 제안한 뒤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홍보대행비 등의 명목으로 20억 원가량을 챙긴 혐의로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박수환 대표를 구속했다.

검찰은 박 대표가 로비 목적으로 받아 간 20억 원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실제 민 전 행장 등을 상대로 청탁이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특히 박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나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등에게 금품 일부가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송 전 주필은 박 대표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이 빌린 전세기를 이용해 초호화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남 전 사장이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지로 8박 9일 동안 출장을 갈 당시 박 대표와 송 전 주필이 동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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