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은영 회장과 두 자녀들이 한진해운과 관련해 얻은 자산만 지금까지 1500억 여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재출연과 같은 보다 구체적 기여안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두 딸인 조유경 유수홀딩스 전략기획실장 및 조유홍씨 등 세 사람이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주식과 세 사람이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한진해운으로부터 받은 보수 및 주식배당금이 어림잡아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선 최 회장과 두 자녀는 지난 2006년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사망 후 이듬해인 2007년 3월16일 주식을 상속받았다.

당시 최 회장 174만8928주, 조 실장 116만1307주, 유홍씨 116만1307주 등 세 사람이 조 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구 한진해운(현 유수홀딩스) 주식은 총 407만1542주다. 2007년 3월, 한진해운 주식이 평균 주당 3만3000원에 거래됐던 점을 고려하면 세 모녀의 주식 평가액은 당시 기준 약 1300억원에 달한다.

현재도 최 회장 일가는 상당 규모의 유수홀딩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 471만5674주(18.11%), 장녀 조 실장 243만6450주(9.36%), 차녀 유홍씨 243만6327주(9.36%) 등 세 모녀가 보유한 주식은 총 958만8451주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지난 9일 종가(7070원) 기준 678억원이다.

이외에도 세 사람은 수백억대 현금을 한진해운으로부터 챙겼다. 지난 2006년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사후 최 회장은 이듬해인 2007년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전까지 한진해운을 이끌었다. 경영 일선에 있으며 최 회장이 받은 보수와 세 모녀가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챙긴 배당금은 총 253억93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의 핵심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최 회장이 한진해운을 경영하기 시작한 2007년 155%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7년 만인 2014년 1445%로 1300%포인트 가까이 폭등했다.

이처럼 최 회장 일가가 과거 한진해운으로부터 천문학적인 자산을 조성했으면서도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에 대한 구체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가 아직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여론의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 9일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에 참석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한진해운에서)2584일간 임직원들과 함께 했던 나날들을 생각하고 있다"며 "경영자로 도의적인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사재출연에 대한 추궁에 대해 "앞으로 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하자 비판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최 회장과는 반대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사재출연에 나선 상태다. 조 회장은 오는 13일까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400억원을 한진해운에 지원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