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CEO 이야기 듣는 청년들
[이미영 기자]한동안 감소하던 실업률이 경기 침체 장기화와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취업자가 크게 늘었지만, 조선·해운 구조조정 영향으로 경남 울산 지역 실업률이 치솟았다. 청년 실업률도 1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고용은 증가세를 보이긴 했다. 8월 취업자 수는 2천652만8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만7천 명 늘었다. 이런 증가세는 지난해 12월 49만5천 명 이후 최대로,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부문 취업자가 줄고 있으며 최근 진행 중인 조선, 해운 분야 구조조정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달 취업자 증가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르스 사태 때 유통, 숙박, 요식업이 크게 위축돼 이 부문의 취업자가 감소했는데 이 업종들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취업자가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달 각각 3만8천 명, 10만3천 명 늘었다. 건설업 취업자도 7만1천 명 증가했다.

메르스 사태 회복 업종, 부동산 과열로 활황인 건설업을 제외하면 다른 산업의 취업자 증가 폭은 미미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지난달 실업자는 99만6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만3천 명 증가해 7.9%라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실업률은 3.6%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p나 상승했다. 올해 4월에 3.9%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지난 7월(3.5%)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8월에 증가세로 반전한 것이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9.3%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p 상승했다. 8월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1999년 8월의 10.7% 이후 최고치다. 지역별 실업률은 울산(4.0%)·경남(3.7%)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2%p, 1.6%p 상승해 전국 지역 중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울산은 2000년 이후, 경남은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울산·경남 지역은 몇 개월째 실업률이 올라가고 있어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7만4천 명 줄며 2개월째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2년 6월 5만1천 명 감소한 이후 지난 7월 49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4차 산업 혁명이 진행되는 와중에 아직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동안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제조업의 위축은 우려스럽다.

60세 이상 노인 실업자는 지난해 8월 7만6천 명이었으나 지난달에는 10만1천 명으로 무려 2만5천 명, 32.9%의 급증세를 보였다. 노인 실업 증가는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노인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우리의 젊은 청춘들은 올해도 우울한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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