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심장부인 시청 인근 무교·다동부터 세종대로 일대에 축구장 4개 크기(3만1000㎡) 규모의 지하도시가 생긴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세종대로 일대 보행활성화 기본구상안'을 22일 발표했다.

이 안은 기존에 단절돼 있던 시청역~광화문역 구간에 지하보행로를 새롭게 만들어 연결하고, 구역 내 시청, 옛 국세청 별관, 프레스센터 등 5개 대형 건물의 지상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게 핵심내용이다.

구상안이 현실화되면 이 일대 지하·지상의 상업문화·휴게 공간이 통합적으로 연계되는 입체적 보행환경이 조성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종각역~광화문역~시청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5Km가 'ㄷ'자로 끊김 없이 연결되는 지하 보행길이 생긴다고 시는 전했다.

서울시는 지하도시를 조성하는 데 민간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현재 이 일대 민간 사업자는 프레스센터(서울신문사)와 코오롱·SFC·프리미어플레이스 빌딩(싱가포르 투자청·GIC) 등이다. 시는 이들과 기본 구상안에는 합의한 상태라고 알렸다.

대상지역은 도심 재개발이 완료된 지 25~35년이 경과한 지역이다. 시는 기본 구상안 합의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들의 리모델링 및 재건축 제안을 수렴했으며, 이후 계획수립에도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당사자간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다.

서울신문사는 최근 프레스센터 전면 주차장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바 있으며, 2020년 재건축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싱가포르 투자청은 건물 리모델링(SFC)과 재건축(코오롱, 프리미어플레이스)으로 무교동 일대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지하 보행로와 건물이 개별적으로 연결되는 경우들은 있었지만, 수십 개 대형 건물과 공공인프라가 도시계획적으로 민간협력을 통해 연결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하 보행 네트워크가 강화되면 걷기 편한 도시가 되고, 경제, 문화 등 다양한 활력을 불어넣고, 상권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세계적인 명소로도 주목받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업 대상지는 구체적으로 시청역~광화문역 연결구간과 무교·다동 도시환경정비구역 35개 지구 중 세종대로, 청계천, 무교로와 접하고 있는 5개(1, 2, 3, 4, 12) 지구다.

서울시의 기본 구상안을 살펴보면 지하 공간에는 시민들이 먹을거리, 볼거리, 놀거리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상업시설이 보행로와 연계해 들어선다.

무교공원 지하에는 북카페 등 공공시설을 설치하고, 옛 국세청 남대문별관 지하에 2018년 6월 완공 예정인 역사문화특화공간과 연계해 배움과 쉼이 공존하는 문화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상에도 세종대로, 청계천, 무교로 등 각 대로의 특성을 고려한 보행환경 개선사업으로 무교·다동 일대를 활성화한다.

▲지하와 지상을 연결하는 공연장 형태의 선큰(sunken) ▲세종대로, 청계천로, 무교로와 건물 전면 공간을 연계하는 시민 문화·휴게 공간 ▲가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용도의 연도형 상가 ▲전망엘리베이터 및 전망대 설치가 골자다.

서울시는 민간 사업자들의 구체적 사업계획을 추가로 수렴해 내년 상반기까지 무교·다동 도시환경정비구역에 대한 정비계획을 변경할 계획이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돕는 대신, 건물과 연결된 지하보행통로(길이 400m, 폭 6m 이상)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민간 사업자의 개발이익을 고려한 충분한 공공기여를 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박원순 시장은 지난 9월 초 북미 순방기간 중 미국 뉴욕의 로우라인 랩(Low Line Lab), 캐나다 몬트리올의 언더그라운드 시티 (Underground City) 등 유사사례 현장을 연이어 방문해 서울형 지하도시의 효율적 보행환경과 접목할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광화문과 시청 일대를 중심으로 한 지하도시 조성 공간은 입체적 보행공간을 만들어 글로벌 명소화 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시민과 관광객이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드는 것은 물론, 이 일대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 건강과 경제와 지구환경을 살리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