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21세기 세계 최대 강대국은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주요 2개국(G2)이다. 강대국들의 범위를 조금 넓혀서 주요7개국(G7)으로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서방 7개 선진국을 꼽기도 한다. 이는 주로 그 나라의 경제력을 기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유엔의 새 개발목표인 ‘지속가능 발전목표’(SDGs)를 잣대로 종합적인 국력을 평가한 결과 아이슬란드가 1위에 올랐다. 현재 G2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은 각각 28위와 92위에 그쳤다. 한국과 북한은 각각 35위와 116위를 차지했다.

세계적 의학저널인 랜싯(현지시간)은 21일 전 세계 188개국을 대상으로 SDGs에서 제시한 건강과 삶의 질 등을 잣대로 국력을 종합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랜싯의 이번 평가는 SDGs의 지표에 포함된 건강과 빈곤, 수질, 교육 등 건강관련 33개 지표를 적용했다. 124개국에서 1870명의 연구원들이 각국의 1990~2015년 관련 자료를 뒤지면서 진행한 대대적인 조사였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한 이번 조사에서 188개국 평균은 59.3으로 집계됐다. 1위를 한 아이슬란드는 85.5점, 188위로 꼴찌를 차지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20.4점을 기록했다. 35위에 오른 한국은 73점, 116위를 기록한 북한은 55점을 받았다.

SDGs 기준에 따른 G7국가로는 아이슬란드를 필두로 2위 싱가포르(85점), 3위 스웨덴(85점), 4위 안도라(83점), 5위 영국(82점), 6위 핀란드(82점), 7위 스페인(82점) 등이 꼽혔다. 싱가포르와 스웨덴을 간발의 차로 제치면서 1위를 한 아이슬란드는 공격적인 금연정책과 공공기금으로 지원하는 건강관리 시스템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력에 따른 G7국 국가들의 순위를 살펴보면 캐나다 9위(81점), 독일 15위(80점), 이탈리아 20위(78점), 프랑스 24위(77점), 일본 27위(76점), 미국 28위(75점)을 차지했다. 대국으로 꼽히는 나라들 중 브라질은 90위(60점), 중국 92위(60점), 러시아 119위(54점)에 올랐다.

꼴찌 그룹에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20점)와 소말리아(22점), 남수단(22점)이 각각 188위와 187위, 186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유엔총회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새 개발목표 ‘유엔 지속가능 발전목표’(SDGs)를 채택했다. 2000년 채택된 새천년개발목표(MDGs)가 지난해로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15년 동안 유엔회원국들이 지향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지난해 유엔이 새로 채택한 SDGs는 전 세계에서 기아와 질병 퇴치, 양질의 교육 보장과 양성평등 등의 내용을 담은 17개 전 세계인의 공동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 230개 지표를 담고 있다.

1년 반 동안 진행된 조사과정에서 연구진은 ‘생존(survival)’ 가능성을 가장 큰 평가의 지표로 삼았다. 연구진이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크게 놀란 것은 초강대국으로 평가를 받아온 미국이 28위로 밀린 점이었다. 미국은 수질과 위생, 아동교육 개발,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미국은 잦은 총기사고, 비만율, 자살, 알코올 중독 등의 평가에서 많은 점수를 잃었다.

공공보건 부문의 평가에서도 미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산모 10만 명 당 사망률에서 64위를 기록했다. 5세 이하 아동 사망률에서도 40위에 그쳤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미국 워싱턴대학의 크리스토퍼 머레이 교수는 “미국은 서방국가들과 비교할 때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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