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국내 유명 치약 제품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든 것으로 밝혀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회수 조치를 내렸다. 다만 식약처는 "양치한 후 입안을 물로 씻어내는 제품의 특성상 인체에 유해성은 없다"면서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아모레퍼시픽의 치약 11개 제품에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드러나 해당 제품 회수 및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회수 대상은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치약 △메디안바이탈에너지치약 △송염본소금잇몸시린이치약 등 11개 제품이다.

CMIT·MIT는 코나 입으로 흡입하면 폐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고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농도 기준치를 준수하면 안전하다는 게 식약처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보존제용으로 화장품이나 물에 씻어내는 보디워시 제품에 CMIT·MIT를 최대 15ppm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화장품은 물론 치약에도 CMIT·MIT를 사용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선 치약이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다른 나라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며 “규정상 CMIT·MIT를 사용할 수 없지만 치약 용도로는 인체에 유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회수 대상에서 검출된 CMIT·MIT 함유량이 최대 0.0044ppm 정도이고 치약은 양치 후 물로 씻어내기 때문에 해당 성분이 입속에 남을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식약처 조사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공급업체(미원상사)로부터 구입한 치약 원료에 CMIT·MIT가 들어 있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치약 제조에 사용했다. 식약처는 아모레퍼시픽에 치약 제품 제조를 3개월간 정지하는 행정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11개 치약을 시장에서 전부 회수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구입처에서 반품할 수 있다.

한편 안영진 식약처 의약외품정책과장은 "해당 치약 제품을 산 소비자는 구입처에 반품해 달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