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하는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이미영 기자]한미약품이 하루 차이로 공시를 잇달아 공시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는 의혹과 관련,잘차상 과정에서 벌어진 일일 뿐이지 의도적이진 않았다고 2일 해명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장 마감 후인 오후 4시50분 미국 제넨테크에 1조원 상당의 표적 항암제를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다음 날인 30일 9시 30분께에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또 다른 표적 항암신약 '올무니팁'의 개발이 중단됐다는 공시를 냈다.24시간도 되지 않아 호재와 악재 공시가 연달아 나오면서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특히 30일 개장 직후 악재 공시가 나오기 전까지 약 30분 동안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외에 베링거인겔하임이 내성표적 폐암신약 '올무티닙'(HM61713)의 기술이전 계약을 파기했다는 것, 그리고 지난 4월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했는데도 숨겨온 것등에 대해 이관순 사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입을 열렀다.

이관순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베링거잉겔하임의 계약 해지 통보는 29일 오후 7시6분 이메일로 통보를 받았다"며 "공시가 지연된 것은 절차에 따라 승인을 밟느라 늦어졌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있어 지연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공시시스템은 회사 담당자가 입력하고 이 사실을 증권거래소 담당자가 검토해 승인한 뒤 공시되는데 승인 과정에서 지난해 공시에 대한 정정 공시라 면밀 조사 후 하게 돼 있다"며 "신속을 요하는 건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증권거래소 공시 담당자와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공시한 금액과 저희가 받은 금액에 차이가 있어 이 갭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전 9시20분 공시를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된 제네텍과의 계약 통지는 29일 오전에 받았는데 규정에 따라서 24시간 이내에 공시를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장 마감 이후에 공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9일 장 마감 후 다국적제약사 제네틱에 1조원대 기술 수출을 한다는 호재성 공시를 한 뒤, 30일 장 시작 30분 후 베링거잉겔하임이 폐암 신약 개발을 중단했다는 악재성 공시를 낸 것에 대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이 내성표적 폐암신약 '올무티닙'(HM61713)의 기술이전 계약을 파기했다는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오시머티닙(타그리소)'이 최근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는데 한미약품의 올무티닙은 임상 3상 결과 없이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더 이상 치료 대안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기 때문에 같은 시기에 개발하던 약 중 하나가 3상 결과 데이터를 통해 최종 승인을 얻게 되면 현실적으로 임상을 더 진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지난 4월 사망자 1명이 발생하는 등 이 약으로인해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했는데도 숨겨 오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전성서한을 배포한 뒤에야 알려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올무티닙을 투약한 환자 731명 가운데 3명(0.4%)에게 중증피부이상 반응인 스티븐존슨증후군과 독성표피괴사용해 등 질환이 나타나 2명이 사망했고, 1명은 입원 후 회복했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전국 병·의원에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독성표피괴사용해, 스티븐슨존슨증후군 등은 약물 투여 후 주로 4~30일 이내 증상이 발생한다. 피부 괴사와 점막 침범 등 증상을 나타내며 주로 약물 등에 의해 급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지웅 부사장은 이와 관련 "약물과 관련 지난 4월 사망자가, 6월에 부작용이 발생했고 9월에는 기저질환으로인한 사망자가 나왔다"며 "모두 2주 안에 식약처에 신속 보고를 했는데 허가 내용에 대해 변경이나 수정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중 환자가 사망한다고 해서 신약 개발을 중단하지는 않는다"며 "개발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해도 잠재적 위협과 신약이 개발됨에 따른 이득, 치료 가능성 등을 관계당국과 긴밀히 논의해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다른 치료 대안이 없는 환자들이 1~2년 장기간 안전하게 약을 복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약의 개발을 철수하는 리스크와 추가 사망자 발생 등 잠재적 위협을 관리할 수 있는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며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 과정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환자들의 잠재적인 위협 또한 크다고 인지하고 긴밀하게 의논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오는 4일 독성과 약물, 임상의 등 전문가로 구성한 중앙약사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올무티닙' 임상시험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그러나 올무티닙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은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연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환자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협 또한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전문가 그룹과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며 "전 세계 허가 당국에 같은 내용을 보고 했지만 임상을 중단 권고한 기관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무티닙 개발을 지속적으로 할 생각"이라며 "향후 개발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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