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상반기 6대 은행이 각종 수수료로 거둔 수입이 2조5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월 집계된 이들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2조5264억원으로 국내은행(17곳) 수입의 75%를 차지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554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4282억원, 우리은행 4606억원, KEB하나은행 3816억원, 농협 3831억원 기업은행 3189억원 순이었다.

이들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4조5479억원에서 2014년 4조5330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2015년 4조9227억원으로 4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거둔 수입이 2조5000억원을 넘어 연내 5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은행별로 편차는 있었다. 농협과 국민은행은 수수료 수입이 1년 새 163억원, 91억원 늘었지만 신한은행은 245억원, 기업은행은 194억원 줄었다.

수수료 수입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다른 금융권 상품을 판매해 받는 대리사무 취급수수료 비중이 높았다.

올해기준으로 6월까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 판매수수료로 2189억원, 수익증권 판매수수료로 2353억원을 챙겼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수수료 수익도 상당했다.

대출금 조기상환(중도상환) 수수료가 1385억원이었고 전자금융 이체수수료와 현금자동지급·입출금기(CD/ATM) 수수료도 각각 887억원, 632억원에 달했다.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이 감소해 수익성 악화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특히 올해 들어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국민, KEB하나, 기업 등 주요 은행들이 줄줄이 ATM 수수료를 100~200원 올렸다. 비대면 채널 확대로 ATM의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는 이유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ATM 한대당 연간 손실액은 166만원 꼴이다

하지만 은행권의 충격 흡수 여력이 충분한데도 금리 인하에 따른 손해를 소비자에게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은행의 수수료이익은 4조9500억원으로 전년(4조5800억원)보다 7.9% 늘었다.

김 의원은 "은행은 업무대행 중심의 수수료 수익구조에 벗어나 새로운 수수료 수익원을 발굴하겠다고 하지만 수수료를 인상해 줄어든 수익을 손쉽게 메우고 있다"며 "은행업계의 과도한 수수료는 국민들에게 부담이 되므로 적정수준의 통제를 위해 합리적인 수수료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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