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데뷔 약 3년 차인 걸그룹 멤버 A씨는 지난해 말 개인 간 거래(P2P) 대출회사에서 600만원을 빌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부업 대출을 갚았다.

비정규직인 걸그룹 특성상 제1금융권 대출이 쉽지 않았던 그는 대부업체를 통해 돈을 빌렸지만 이후 34.90%에 달하는 고금리에 직면해 연이자로만 209만4000원을 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당시 연소득이 3600만원 수준이었던 A씨는 고금리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주변 지인들로부터 조언을 구했고 P2P대출회사를 통해 연금리 14.43%로 돈을 구했다.

대환대출 후 그는 연이자를 122만8200원(이자절감율 59%)나 줄일 수 있었다. A씨는 해당 P2P대출회사를 통해 "(대환대출을 위해)여러 금융권을 알아 봤지만 신용이 6등급밖에 되지 않은 탓에 금리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며 "반면 P2P대출은 이자율도 낮고 직접 은행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도 없어서 편리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에서 근무 중인 직장인 B씨는 최근 대환대출을 위해 P2P대출회사로부터 2000만원을 빌렸다.

연봉은 8500만원으로 높은 편이지만 주택구입 등을 위해 담보대출, 카드론 등에 2억2986만원의 빚이 있었던 그는 13.80%로 비교적 금리가 높았던 2건의 카드론 대출 원금을 상환하기 위해 P2P대출회사를 이용했다.

P2P대출로 갈아타며 금리가 9.75% 낮아진 덕에 그는 연 81만원의 이자를 절감하게 됐다.

사실상 제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해온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들이 P2P대출을 통해 이자 부담을 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P2P대출업체인 '렌딧'과 '8퍼센트' 등에 따르면 제2금융권에서 P2P대출로 대환대출을 시도한 고객들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평균 10% 안팎이다.

이는 대환대출 전 적용 금리가 평균 20% 안팎인 것과 비교해 약 10%포인트 정도 낮은 것이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렌딧 대환대출 고객들의 대환 후 금리는 11%로 대환 전인 19.80%보다 8.8% 낮다.

똑같이 1000만원을 빌렸더라도 P2P대출로 갈아탔을 경우 연간 88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환대출 시 이자절감 효과가 큰 만큼 현재 P2P 신용대출자의 절반 정도는 기존 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대환대출 고객이다.

9월말 기준 8퍼센트의 대출 고객 중 대환대출 고객 비중은 전체의 46%인 것으로 조사됐다. 뒤이어 생활자금은 21%, 사업자금은 15%, 주택자금은 13% 정도다.

렌딧의 경우에도 42.8%가 기존 빚은 갚기 위한 대환대출 고객이다.

업권별 대환대출 비율을 보면 카드론에서 갈아타는 경우가 53.1%로 가장 많고, 캐피탈(20.6%), 저축은행(15.4%), 대부업(4.9%), 은행(4.6%) 등이 뒤를 이었다.

대환대출 고객 연령별 비율은 30대와 40대가 각각 63.8%, 26.5%로 전체 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딧 관계자는 "직장, 연봉 수준 등은 양호한 상황임에도 다양한 이유로 신용등급이 낮아져 저축은행, 대부업, 카드론 등의 고금리를 사용해야 하는 대출자들이 많다"며 "'금리절벽' 현상에 시달리는 중·저신용자들이 P2P 대환대출을 이용하면 상당 부분 이자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8퍼센트 관계자는 "현재 우리 회사에서는 P2P대출을 이용한 고객이 이후 다른 금융기관에서 0.01%라도 낮은 금리로 대출을 실행할 경우 보상금 10만원을 지급하는 최저금리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이런 제도는 앞으로 대출자들이 P2P금융을 안심하고 이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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