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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새누리당, 그 끝은 어디인가
심일보 기자  |  jakys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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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12  23: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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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강상호.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박근혜 정권의 레임덕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보수 지식인들은 새누리당의 추락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이정현 대표가 청와대의 당무수석이라고 불리는 상황에서 당대표의 수준이 새누리당의 수준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4·13 총선 공천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보여준 집단적 추태는 오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또 다른 추태로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스스로 불임 정당임을 인식하고 반기문 현상에 매달리는 일부 인사들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점검하면서 기회와 명분만 있으면 반 총장을 만나러 뉴욕으로 달려가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과거에 이런 여당이 있었는가? 새누리당이 총체적 위기다. 반 총장이 다음 대선에서 자의건 타의건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새누리당의 대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정치권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어야 한다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 그러나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그 기본을 찾아 볼 수 없다. 오직 정권 재창출만이 지상 과제처럼 움직인다. 정책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에 편승해 승리를 도모하려는 새누리당의 이러한 정치행태가 계속된다면 새누리당의 혁신은 외부로부터 시도돼야 한다. 우선 당 밖에서 시민 보수 세력이 결집하고 결집된 시민 보수 세력이 차기 후보를 선정하고 새누리당이 이를 수용하게 하는 정당사상 초유의 보수 시민운동이 전개돼야 할 상황이다.

왜 이런 상황이 초래됐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박근혜 정권 4년 동안 민주주의적 리더십이 쇠퇴하고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부상하더니 임기 말 의회주의적 리더십은 관료주의적 리더십으로 대체돼 왔다. 여당 내에서 집단토론과 타협이 사라지고 당 운영이 청와대의 아집과 독선적 리더십에 의존하다보니 새누리당은 존재 의미와 정당 고유의 기능을 상실해버렸다.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그 관료주의적 리더십도 레임덕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위기는 정당정치의 위기이고 한국정치의 위기다.

10월 말 일단의 보수 세력이 국민안전과 국민통합에 있어서 중대한 국가적 위기임을 선언하고 ‘소통과 토론의 장’, ‘합의와 행동의 장’, ‘미래역사 창조의 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세를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 보수 세력이 움직이는 신호탄이 될지는 미지수이나, 시기적으로 예사 일로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월 23일에는 전직 여야 중진 정치인들이 주축이 된 시민운동으로서 ‘나라 살리는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가 창립됐다.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을 바꿔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박근혜 정권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정치적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문제라는 인식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정치권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역할은 중요하다. 대통령의 정치행태에 따라서 새누리당이 기사회생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이 차기 여당 대선 후보의 경선과정에 자신은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선언하고 친박계 의원들의 호가호위를 단속하는 것도 새누리당의 정상화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10월 10일 청와대는 정치권의 개헌 움직임이 적절치 않다는 부정적 의사를 표명했는데,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인지 헌법 개정 논의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인지 청와대의 상황인식이 분명치 않다. 청와대가 헌법 개정 논의 자체를 블랙 홀로 여긴다면, 헌법 개정 과정도 관리할 수 없는 참으로 나약하고 무능한 정권임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새누리당 정상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당 내 중진 의원들 중에서 누군가 당 혁신을 주도하며 앞장서야 되는데, 아무도 치고 나오는 사람이 없다. 보수 정당의 안주하는 문화가 사회 집단과 동태적 상호관계를 유지하는 문화를 대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치는 이(理)의 싸움이 아니라 기(氣)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1대에서 18대까지 지난 역대 대선을 분석해 보면 1987년 ‘콩도르세의 역설’로 불리는 야권 분열 선거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대선에서 기(氣)가 센 후보가 최종적으로 당선됐다. 새누리당이 역동성을 회복해야하는 이유 중 하나다.

새누리당의 추락, 더 이상 계속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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