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희 前 충주시장
한국현대사의 최대 비극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다. 우리 국민은 일제와 공산당이라면 치가 떨린다. 우리나라가 광복이 된지도 70여년이 흘렀다. 6.25전쟁이 휴전한지도 64년이나 됐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우리 정치인들은 이를 선거 때만 되면 교묘하게 잘도 이용한다.

광복 후 남한은 정부수립과정에서 일제치하 공직자들을 옥석을 제대로 가리지 않고 등용했다. 한마디로 일제잔재를 청산하지 못했다. 오히려 일제 잔재들이 공직사회에 파고 들어와 권력을 차지했다. 이들의 후손들이 아직도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 북한은 일제잔재를 제거했다. 북한은 이를 자랑으로 여긴다. 친일파 운운하면 친북으로 여기는 이유 중의 하나다.

북한 공산정권은 6.25전쟁을 일으켜 한반도의 적화통일을 시도했다. 한반도의 적화통일은 실패로 끝났다. 수백만명의 동족만 살상하고 남한에서 좌익세력의 멸망만 자초했다. 결국 남한에선 일제보다 공산당을 더 싫어하는 계기가 됐다.

문제는 자유민주주의체제가 도입된 남한의 선거과정에서 발생한다.
일제 잔재세력과 그 후손들이 정부와 여당을 주도해 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야당과 야권세력을 친북, 종북세력으로 매도해 왔다. 그로인해 득표에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이들이 친북세력으로 매도하는 근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고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논리가 비슷하다. 야권이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논리나 북괴가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논리나 엇비슷하다. 그렇다고 야권세력이 공산당은 아니다. 공산당이면 국정원이 가만히 내버려 둘리가 만무다. 오히려 야권지도자를 간첩으로 매도하여 억울하게 옥살이를 시킨 적이 많다.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친북, 종북하며 이념논쟁이 불거져 나온다. 야당은 이에 뒤질세라 친일파, 수구골통 운운한다. 하지만 6.25 전쟁이 일제강점기보다 최근의 일이다. 사상자도 일제강점기보다 훨씬 많다. 아직도 휴전상태다. 최근 북한은 핵개발로 남한을 위협하고 있다.

국민들은 일제보다 공산당을 더 싫어한다. 여권세력은 이를 교묘하게 이용한다. 선거 때만 되면 단골메뉴로 이념논쟁을 유발한다.

최근엔 문재인 전대표가 대통령비서실장시절 북한인권결의안을 비공식경로로 북한에 물어봤다고 난리다. 통치권자가, 통치권자의 양해로 공직자가 적국과 접촉하는 것은 외교의 일환이다. 이후락 정보부장이 북한에 가서 김일성을 만난 것을 내통했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외교통상부장관을 했다는 사람이 이런 것을 공개하는 거나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이념논쟁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이 모두 한심하게 느껴진다.

정책을 의논하는 과정에선 찬성도 있고, 반대도 있다.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중요한 것은 통치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중요정책의 찬반논쟁을 두고 내통운운하며 안보관까지 들먹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선출직 공직자를 선출할 때는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그 후보가 그동안 공직을 이용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먼저 검증해봐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틈만 나면 무턱대고 친일, 친북하며 정적들을 매도하는 것은 구시대적 작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친일, 친북타령 이제 지겹지도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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