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말할 때 우리 국민들은 그래도 믿고 싶었다. 여성대통령으로 문화콘텐츠를 말하고 한류를 언급할 때 기울어진 경제가 조금은 일어 설 것이라 기대도 했다.

그러나 지난 한 달 동안 국민들은 기가 찬 일들을 목도해야 했다.

그 창조경제 막후실세로 최순실이란 사람이 있었고 그가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을 통해 770억 원을 모금한 것이 기업들의 '살기 위한' 상납이었다는 것을 목도했다. 특히 최씨에 대한 언론의 각종 비리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모두가 대통령에게 속았다는 분노에 치를 떨었다.

더 국민을 분노케 한 것은 '순수한 돈'이니 '죄 없는' 재단은 문제 삼지 말라고 까지 한 대목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언론을 통해 대통령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이 이대 교정을 활보하며 딸의 성적을 바꾸고 지도교수를 제멋대로 조인트 까대는 '영화'같은 현실을 언론을 통해 목격했다. 일부 재벌 오너의 운전기사 갑질은 기타 등등에 불과했다는 생각마저 든다.

특히 청와대가 최순실씨 부탁으로 대한항공의 인사까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씨의 무소불위 권력에 몸서리를 쳤다.

더 치를 떨게 하는 것은 그 엄마에 그 딸이다. 모녀 위세가 명불허전이다. 정유라 어록은 압권이다. "돈도 실력이다, 능력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라". 온 국민의 뒷골을 들쑤셔 놓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하기야 말(馬) 타고 사학명문 교문을 뚫었으니 오죽하랴. 대학 학장이라고 하는 자는 "정윤회 부인입니다. 잘 하세요"라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렇다면 누가 그들에게 이런 '위세와 권세'를 주었을까. 국민은 그 답을  '박근혜'가 말하기를 원한다

박 대통령은 내일(24일)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한다.

올해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야당이 '비선 실세'로 지목한 최순실씨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등과 관련한 메시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를 언급하지 않은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고 싶은 말만 할 것이란 얘기다.

대통령의 정기국회 시정연설은 정부 예산안 제출에 맞춰 국정운영과 예산편성에 관한 사항을 국회에 설명하는 자리인 만큼 정치적 이슈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해 왔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일 예상대로 최씨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박 대통령은 "내가 검찰에 수사하라 지시했으니 국민들은 그것을 보고 믿으면 된다"는 말이다.

시중에 '창조경제'가 아니라 '찬조경제'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말이 도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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