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30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내정된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54·사법연수원 17기)은 대검찰청 중수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을 지내 대표적인 ‘칼잡이(특수통)’로 통한다.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특수통 검사라면 한 번만이라도 거치고 싶어하는 요직을 모두 역임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에게서 ‘특수 검사의 적자(嫡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는 대검 중수1과장 때 현대차 사건을 깔끔히 처리했고, 수사기획관 때에는 세종증권 매각 사건을 수사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을 구속했다. 200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엔 ‘BBK사건’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 측 인사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2011년 대검 중수부장 시절엔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구속했다.

2012년 12월 대검 중수부장 시절 특수통 후배 검사들이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퇴진을 요구한 ‘검란(檢亂)’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에는 배후로 몰려 전주지검장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하기도 했다.

2013년 말 인천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一家)에 대한 특별 수사 지휘를 맡았다. 하지만 유씨가 시신으로 발견되고 순천 별장 수색 당시 검찰 검거팀이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실패한 수사’라는 지적을 받자, 최 전 지검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최 전 지검장은 퇴임 후에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법무연수원 석좌교수로 활동 중이었다. 최 전 지검장은 ‘친박 핵심’ 최경환(61) 새누리당 의원의 대구고 후배이기도 하다.

최 전 지검장은 이번에 물러나는 우병우(49) 전 민정수석보다는 사법연수원 2년 선배다. 두 사람 모두 검찰 재직 시절 특수 수사를 주로 하면서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적이 있지만, 스타일은 많이 다르다. 최 전 지검장은 능력뿐만 아니라 인품에서도 후배 검사나 수사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은 검사 시절 ‘독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사람은 관계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에선 작년 말 최 전 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랐을 때, 우 수석이 최 전 지검장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올렸다는 소문도 돌았다.

부인 황경희(56)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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