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漢拏)에서 백두(白頭)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은 시대의 어둠 속에서 생명이 싹트기를 염원하면서 폭력과 억압의 불평등사회가 평등사회로 변혁되길 꿈꾼 시인이다. 그의 시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비판, 민족적 역사의식과 저항적 민중의식에 뿌리내리고 있다. 동학혁명, 3·1만세운동, 4·19혁명 등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민요의 율격으로 펼칠 때 그의 민족의식은 가장 농도 짙게 드러난다.

그는 5.16군사쿠데타에 의해 4.19혁명의 숭고성이 무자비하게 무너지고 자유가 또다시 찬탈되는 것을 뼈아프게 목격한다. 시대적 폭력과 악행에 맞선 언어적 분노와 저항, 그것이 그의 시다.

언론의 역할은 사실을 밝히고 알려서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다. 1967년 시인 신동엽은 허위, 겉치레는 사라지고 본연의 순수성만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껍데기는 가라’를 외쳤다. 왜곡된 시선을 강요당하는 지금, 언론에도 시인의 외침이 다시금 필요한 시점이다.

2016년 11월 12일, 시사플러스는 박근혜 최순실 인형극에 방관자였다는 자성과 반성으로 '박근혜 퇴진' 시국선언에 동참을 선언한다.

1. 시사플러스는 붕괴하는 민주공화국과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주체는 국민이고, 국민들이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오직 진실만을 찾아가는 언론의 역할에 앞장선다

2. 시사플러스는 국정농단의 장본인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할 때까지 국민과 함께 할 것을 선언한다

2016년 11월 12일

시사플러스 임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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