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한국은행
[김선숙 기자]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혼미한 가운데 우리나라 가계 빚이 1300조원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분기 대비 가계신용 증가액은 38조1700억원으로, 3분기 기준 사상 최대이자 지난해 4분기(38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6년 3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가계신용은 1295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8조1700억원(3.0%)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130조9000억원(11.2%) 뛰어올랐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두번째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4분기 38조2000억원이 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30조9000억원이 늘어 사상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가계신용은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과 보험사 등 기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과 카드사와 백화점, 자동차 할부 등의 판매신용 금액을 모두 더한 것이다.

가계신용 증가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데다, 제2금융권과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에서도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신용의 전년대비 증감율이 지난해 3분기 이후 두자릿 수를 나타내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은행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풍선효과 등으로 비은행의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선 가계대출(가계신용에서 판매신용을 제외한 수치)은 1227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6조2000억원(3.0%) 늘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603조9000억원으로 17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3분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433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3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분기 증가액인 13조원 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분양 호조 등으로 집단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영향 등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타대출 규모는 170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 역시 277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조1000억원 늘어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이중 3분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10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조7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16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5000억원 늘어 증가폭이 더 확대됐다.

이상용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권에서 리스크 관리와 여신심사를 강화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덜한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등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보험사와 카드사, 대부업체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7조9000억원 증가한 34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에 따르면 자산유동화회사의 모기지론을 포함해 기타금융중개회사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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