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추가선정에 최순실씨와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이 본격 수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두산의 두타면세점과 최순실, 차은택씨간의 의심갈만한 '수상한 연결고리'들이 확인됐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박용성 두산 회장은 두타면세점 유치를 목적으로 동대문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을 출범시켰다. 박 회장이 사재 100억원, 두산그룹이 100억원을 출연해 총 200억원 기금 규모로 설립했다. 재단 발족은 동대문 지역 균형 발전이 주요 목표지만, 당시 심사가 진행 중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두산의 의중이 반영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두산이 설립한 재단의 이사장이 현 정부 들어 지난 2013년 7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문화융성'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문화융성위원회 1기 위원장을 지낸 김동호 단국대 석좌교수라는 점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8월 문화융성위원장에서 퇴임했다.

최순실씨와 차은택씨도 지난 2014년 8월부터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추가 위촉돼 활동을 시작하며 문화계 전체를 주무른 전횡을 일삼았다. 작년 1월에는 1급 고위공무원인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에 발탁돼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렸다. 차씨는 올해 4월 단장직에서 물러나고도 '명예 단장'이라는 비선직책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재단의 김동호 이사장과 최순실, 차은택씨가 문화융성위원회에서 같이 활동을 한 시기는 1년 이상 겹친다. 특히 김 이사장은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퇴임 후 불과 3개월 만에 두타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위한 두산 측 재단에 합류한 셈이어서 그 배경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이 그를 이사장으로 선정한 배경에 차은택과 최순실의 영향력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 측 '동대문미래창조재단' 이사진에는 최순실과 직접 연결고리가 될 만한 사람이 또 있다. 재단 이사진에는 서영희 이사가 '해외 패션전시회 예술감독'이란 이력으로 포함돼 있다.

서씨는 지난 2014년 '한복 한류'와 한복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발족한 한복진흥센터 예술감독도 겸하고 있다. 한복을 전공한 적도 없고 패션잡지 '보그 코리아'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던 그녀가 한복 전시 관련 예술감독으로 일하게 된 계기는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씨와의 인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 측 재단 설립 당시 미르재단 이사였던 김영석씨는 최순실로부터 직접 의뢰를 받아 박근혜 대통령의 한복을 제작한 사람이다.

두산의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이 발족되기 불과 한달 전인 지난해 9월 말 한-프랑스 교류의 해 기념으로 국립 파리장식미술관에서 열린 한복 전시회 예술감독도 서영희 이사였다. 이 전시회에는 박 대통령이 입었던 한복이 메인 아이템이었고 박 대통령은 11월말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참석차 파리를 방문 중에 빡빡한 외교일정에도 불구하고 짬을 내 전시장을 찾기도 했다. 서영희 이사의 인선 배경에도 최순실과의 직간접적 연계를 고려한 의도라는 정황이 다분한 셈이다.

이에 대해 두산 측은 "터무니 없는 의혹"이라며 "위(경영진)에서도 전혀 사실무근이며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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