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세종 민속문화의 해’ 보고서
[김승혜 기자]‘반곡리 이주민의 삶과 문화-세종시 10년의 변화’ 1·2권, ‘운주산과 조천이 품은 마을-미곡리’, ‘세종의 민속문화’가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과 세종특별자치시가 ‘2016 세종 민속문화의 해’를 맞이해 지난해 1년간 세종시 반곡리 이주민과 전동면 미곡리 주민들의 생활문화를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보고서 4권이다.

2015년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세종시 개발계획에 따라 민속조사를 한 지 10년이 된 해다. 10년 전 조사지역의 변화양상을 재조사했다. 2005년 조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예정지역 인류·민속분야 문화유산 지표조사’다. 당시 충청남도 연기군·공주시의 5개면 33개리 주변지역을 조사했다. 특히 금남면 반곡리를 심층조사해 2006년 ‘반곡리민속지’, ‘영상민속지’, ‘민가’, ‘김명호씨댁 살림살이 보고서’ 등 4권을 펴낸 바 있다.

2015년 조사는 2005년 연기군 조사에 대한 ‘10년간의 변화양상 조사’라는 데 의의가 있다. 10년 후인 2015년 세종시를 ‘지역민속문화의 해’ 조사사업의 학술조사 대상으로 삼아 ‘2005년 연기군’~‘2015년 세종시’ 10년간 변화양상을 다시 조사, 결과를 보고서로 발간하기에 이르렀다.

2015년 세종시 민속조사는 문화의 ‘변화와 지속’을 동시에 조사하기 위해 2개팀으로 구성했다. 1팀은 10년 전 조사마을인 연기군 반곡리 주민을 중심으로 세종시 개발에 따른 이주와 정착 과정에서의 변화양상을 조사했다. 2팀은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개발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농촌 마을인 전동면 미곡리의 생활문화를 전통의 지속이란 측면에서 조사했다.

‘반곡리 이주민의 삶과 문화-세종시 10년의 변화’는 사전 조사를 거쳐 2015년 2월부터 10월까지 세종시 첫 마을에 상주하면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반곡리 이주민을 찾아가는 추적조사 내용을 담고 있다. 조사 시점인 2015년 마을은 텅 비어 실체가 없었으며 주민들은 각각 타지로 이주해 살고 있었다. 주민들은 “지금 자도 고향(반곡리)에 가 있어. 여기서 자도 거기서 있어. 산이라든지, 들이라든지. 맨 그런데”라고 말한다. 농촌마을을 떠난 노인들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낯선 도시에서 외로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고서에는 반곡리 주민들의 10년간 변화양상을 담았다. 제1장 ‘이주와 정착’은 토지수용으로 인해 보상을 받고 마을을 떠나 타지에 정착하는 과정을 살폈다. 2장 ‘해체와 생성’은 마을조직과 혈연조직 같은 사회조직의 변화를 살펴봤다. 3장 ‘지속과 변화’는 농업을 기초로 했던 농촌마을이 해체돼 주민들이 도시형 사회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생업과 세시, 일생의례가 어떻게 지속되고 변화되는지를 고찰했다. 4장 ‘갈등과 융합’은 신생도시 세종시와 원주민의 관계를 고찰했다. 2015년 조사과정 중 발굴하고 번역한 고문(古文) 자료도 함께 실었다.

‘운주산과 조천이 품은 마을-미곡리’는 세종시로 행정구역이 개편된 후 농촌에서 살아가는 주민의 실상과 변화상을 2015년 2~10월 미곡리 미륵댕이 마을에서 주민과 같이 생활하면서 참여 관찰한 민속지다. 여기에 4회 사전조사와 13회 추가조사를 하며 촘촘한 기록을 남기고자 했다.

조사지 ‘미곡리’는 세종시 북동쪽 전동면에 속한 농촌마을이다. 미곡리는 운주산으로 둘러싸인 북쪽 산악지역과 조천 주변의 충적평야 지대에 제일말·미륵댕이·학댕이·무수골·새뜸 등 5개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다. 미곡리 주민 대부분은 벼농사와 복숭아농사 등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운주산을 중심으로 한우와 돼지를 사육한다. 특히 미곡리는 세종시에서 보기 드물게 미륵고사를 지내는 마을로 둥구나무고사, 운주산 산고사, 백제고산대제 등 민속신앙이 전승되고 있다. “병원 가도 안 되고, 정(점)을 봐도 안 되도 여기(미륵당)만 오면 됐다는겨”(윤중업)라고 말한다. 주민들은 소원을 들어주는 미륵에게 정월 열나흗날마다 정성껏 고사를 지내고 있다. 미곡리는 또 운주산을 비롯해 장승백이, 서낭당, 주막, 마방으로 기억되는 우마차가 다니던 조선시대 옛길 등 스토리텔링 소재가 풍부한 마을이기도 하다.

미곡리 보고서는 마을 민속지로 제1장 조사개요, 2장 조사지개관에 ‘행정구역의 변화, 지리적 위치와 자연환경, 마을의 성립과 발전, 미곡리가 남긴 이야기, 세종시 이후 미곡리의 변화’를 담았다. 3장은 생업으로 벼농사와 복숭아농사를 비롯한 밭농사와 한우·돼지 사육 등 축산업을 살펴봤다. 4장 사회조직, 5장 세시풍속, 6장 민속신앙, 7장 일생의례, 8장 음식생활, 9장 여가생활과 놀이, 10장 생애사를 기록했다.

‘세종시의 민속문화’는 지역 전문가들이 조사·연구한 내용을 담은 학술보고서다. 세종시 민속문화 특성을 보여주는 4개 주제 ‘세종시의 동족마을’(이해준), ‘세종시의 민간신앙’(이필영), ‘금강 옛 뱃길의 종점, 세종시의 옛 포구와 장시’(오석민), ‘세종시의 건설과 지리적 개변’(이용석)으로 구성됐다. 이상의 조사내용은 세종시의 문화정체성 찾기를 위한 기본 작업으로 2015년 조사내용뿐 아니라 각 필자의 장기간 조사성과가 집대성됐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지역민속문화의해 사업으로 2006년 제주도 조사를 시작으로 2015년 경기도까지 9개도의 마을 2곳씩을 선정해 약 1년 동안 마을의 생활문화를 조사하고 그 결과물을 사진전과 보고서로 남기고 있다. 2015년에는 앞에서 언급한 민속조사 보고서 발간 사업 외에도 특별전 ‘우리 살던 고향은-세종시 2005 그리고 2015’와 마을 사진전으로 ‘미륵길, 미륵님 찾아가는 길!’, ‘운주산 따라 가는 길! 샛길, 운주산길’과 세종시청 사진전 개최 등 여러 사업을 통해 조사 콘텐츠를 지역민과 공유하고 있다. 2016년에는 울산광역시 2개 마을을 조사하고 있으며 향후 인천광역시 등 광역시의 생활문화 조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물론, 그 조사 콘텐츠를 지역민과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 세종시 민속조사 보고서 발간을 통해 세종시민들이 서로의 진솔한 모습을 발견하면서 감정의 거리를 좁히는 공감과 화합의 자리로 거듭나길 바라며 아울러 세종특별자치시 문화 기반형성에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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