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검 도착한 현기환 전 수석
[김홍배 기자]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해 시도로 병원으로 옮겨진 후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복 엘시티 회장(66·구속 기소) 등으로부터 수억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7)은 지난달 30일 자해를 시도해 구급대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2시간여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1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부장 임관혁)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현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18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2012년 6월경부터 지난해 7월 정무수석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이 회장의 회사 명의로 발급된 카드를 건네받아 수천만 원을 결제한 단서를 확보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이 회장 측 법인카드 사용 명세와 현 전 수석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자료 등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유력 인사들에게 계열사 10여 곳의 법인카드 수십 장을 로비용으로 제공해 사용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검찰은 또 같은 기간 현 전 수석이 이 회장으로부터 수차례 골프와 유흥 접대를 받은 정황도 포착했다.

특히 현 전 수석은 정무수석이 된 뒤에도 이 회장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카드 사용을 포함해 현 전 수석이 받은 금품이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이 회장과 친해 자주 만난 것은 사실이다. 식사를 하고 골프를 치거나 명절에 선물을 받기도 했지만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도, 한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현 전 수석이 엘시티 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 계열사 계좌추적을 통해 2013, 2014년 현 전 수석 측과 수천만 원의 금융거래가 있었던 점을 포착했다.

이에 대해 현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던 지인과 이 회장을 연결해줘 이뤄진 거래일 뿐 상호 간에 빌린 돈은 꼬박꼬박 변제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단순한 채권·채무관계가 아닌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날 약 11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았던 현 전 수석은 향후 수사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해 부산진구의 호텔 욕실에서 자신의 왼쪽 손목을 흉기로 두 차례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수석의 수행비서가 그를 발견해 신고했고, 호텔 간호사의 응급처치를 받은 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 전 수석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전 수석의 영장실질심사는 2일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릴 계획이었지만 현 전 수석의 건강상태에 따라 개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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