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최순실을 모른다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김 전 비서실장의 자택에서 최씨와 관련된 메모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집의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최순실 소개?, 저도 동행(同行)?, 강남 최 빌딩 입주?, 차움치료?, 문체부공무원 교채? 등의 글이 적혀져 있다. 김 전 실장이 적은 것으로 보이는 이 메모는 세간의 이야기들을 적어 놓고 고심하는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그동안 김 전 실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최순실 존재를 전혀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심지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최씨의 국정개입은 까맣게 몰랐고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토로했었다. 그러면서 “최씨에 대해 보고받은 적 없고, 알지 못하며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조사에서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김 전 실장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돌봐주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고 김 전 차관의 최측근인 차은택 감독도 “최씨의 지시로 김 전 실장을 만났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차 감독을 만난 적은 있지만 최씨는 모른다”며 김 저 차관을 정신나간 사람으로 치부했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30일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해 "저도 비서실장을 했지만 참 더러운 비서실장"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자기가 모신 최순실을 모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대통령을 끌고 들어가는 파렴치한 비서실장"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김 전 실장은 최순실을 알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그러나 김 전 실장 자택 앞 쓰레기통에서 그가 직접 작성한 '최순실 소개', '통행', '차움 치료' 등이 적힌 메모지가 사진기자들에 의해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르는 사람 이름을 어떻게 써놓을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며 "최순실을 모른다는 김 전 실장의 주장은 이제 분명하게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알지 못하고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던 그 최순실이 또 다른 최순실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에 대해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며 “김 종 차관이 김기춘이 최순실을 소개해줬다고 하니 김 전 실장은 그 사람 정신이 돌았다고 했다. 내가 볼 땐 정신이 돈 것은 김 전 실장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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