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이미영 기자]'최순실 게이트'가 내수 한파로 이어지고 있다. 도심에서 계속되는 대규모 집회 영향도 있지만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으로 전 국민이 무기력감에 빠져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러한 가운데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다양한 메뉴를 내걸며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가게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구 북구 복현동의 한 마트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 사태를 풍자하는 '최순실 곰탕세트'를 판매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골과 우족, 잡뼈 등으로 구성된 최순실 곰탕세트는 지난달 1일 최순실 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곰탕을 먹었다는 사실을 빗대 마련됐다.

해당 마트는 광고 전단에서도 '가격이 하야했습니다' '마진이 퇴진했습니다' 등 현실 정치를 풍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곳 기응섭(46) 사장은 "시국도 어수선한데 한번이라도 웃게 해드리려는 마음에서 직접 시안을 마련해 광고를 했다"며 "곰탕세트는 기존 가격보다 40% 정도 저렴해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광주광역시의 한 식당에서는 ‘순실이 콩밥 먹을 때까지 쭈욱!’이라는 문구와 함께 ‘순실이 콩밥정식’을 4900원에 제공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이 찍힌 사진은 큰 화제가 됐다.

이 식당은 국정 농단의 주역으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징역형을 선고 받을 때까지 콩밥 메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이 같은 문구를 사용했다.

업주 박경환(42)씨는 "해학과 풍자가 담긴 메뉴로 이를 보고 잠시라도 웃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메뉴를 만들었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뜨거워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메뉴도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광주시 동구 동명동의 한 맥주가게에서는 지난달 6일부터 ‘최순실 맥주’가 판매되고 있다. ‘최순실 맥주’는 미국의 맥주 회사가 러시아의 실존 인물인 ‘고레고리 라스푸틴’의 이름을 따 만든 ‘올드 라스푸틴’이라는 맥주의 이름만 바꾼 것이다.

이 맥주가 ‘최순실 맥주’로 개명된 것은 지난달 뉴욕타임즈가 최순실을 라스푸틴에 비유하면서부터다. 빈농 출신인 라스푸틴은 수도사로 활동하며 신흥종교를 퍼트렸고, 차르 니콜라이 2세와 황후 알렉산드라를 조종해 막후 실세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후 이어진 라스푸틴의 전횡은 결국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가 몰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이 맥주를 판매하는 ‘티미 트라이앵글’의 나은수(32) 사장은 “올드 라스푸틴은 서울과 부산에서도 유행하고 있는데 이름을 바꾸고 나서 찾는 사람도 늘었다”며 “이 맥주를 마시면서 현 국정농단 사태를 이야기하는 젊은층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한 온라인 쇼핑몰은 최순실 모녀를 패러디한 '어디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 프로모션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 쇼핑몰은 '밥은 먹고 다니냐'는 글과 함께 사골곰탕과 조미김, 믹스커피를 관련 상품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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