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 16일 오후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중대본) 방문을 앞두고 청와대로 전담 미용사를 불러 머리 손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청와대 관계자는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당시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라며 90분간 머리 손질을 했다는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청와대는 “머리 손질 시간은 20여분에 불과했다”고 해명했으나 일부러 헝클어진 듯한 머리를 연출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머리를 만진  미용사도 최순실이 소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겨레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당시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한 미용사 또한 최씨의 오랜 단골이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미국산 시리얼에서부터 김치, 옷, 액세서리, 가방, 주사제, 병원 등 일상 전반에 걸쳐 최씨 일가의 도움을 받아왔다.

강남의 유명 미용사인 정아무개씨가 박 대통령의 머리를 맡기 시작한 건 2005년께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던 때였다. 정씨는 당시 박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사저를 드나들며 머리를 손봤다. 박근혜 대통령이 된 이후 정씨도 자연스럽게 청와대 관저를 드나들었다. 10년이 넘는 관계다.

정씨는 대통령의 외부 일정이 있을 때면 수시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손질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인 고 육영수씨의 머리를 모방한 머리스타일은 수십 개의 실핀을 꽂아 모양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선 오래전부터 대통령이 머리하는 데만 ‘2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나돌았다.

보통 때 정씨는 아침 회의 전 일찍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의 머리를 만지곤 했다. 청와대에서 긴급 호출이 오면 잡혀 있던 다른 손님의 예약은 취소된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평소 머리를 할 때 책을 읽거나 서류를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정씨를 잇는 고리는 최순실씨였다. 최순실씨와 언니인 최순득씨는 오래전부터 정 원장 가게의 단골손님이었다. 이 때문에 20여년 단골인 최씨 자매가 박 대통령에게 정씨를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수백명이 구조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시간에도 머리 손질을 하며 시간을 허비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이 5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한 증언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는 “(참사 당일) 의무실에 근무하는 간호장교 외에 대통령 관저에 외부인의 출입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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