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내년 1월 중순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신당을 창당해 대권 행보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 총장은 '최순실 게이트'로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신당 창당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머니투데이는 익명을 요구한 반 총장의 핵심 측근과의 전화 통화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반 총장의 측근은 "반 총장은 새누리당이나 기존 정당으로는 안 나온다.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며 "원래 그런 구도였다. 친박쪽에서 구애했을 뿐 애초에 친박쪽 인사가 아니었고 국민의당에 갈 생각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촛불집회도 결국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감 때문에 일어난 건데 반 총장은 정치적 기반이 없기 때문에 깔끔하다"며 "새누리당은 이미 신임을 잃었고 곧 쪼개질 것이다. '중도'를 표방하는 당을 만들면 붙으려는 인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인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반 총장을 이용해 정권을 연장하려 한다는 일각의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과거 반 총장과 박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당시는 현재와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정치는 생물처럼 변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반 총장 측근도 "향후 정국에서 탄핵안이 상정되면 새누리당 내 찬반이 갈라져 같은 당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 총장은 기존 정치권하고는 일정하게 거리를 두면서 면밀히 정황을 살피며 움직일 것"이라며 독자세력 구축에 무게를 뒀다.

이와 관련 반 총장 45년지기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반사모 회장) 역시 더300과의 통화에서 "반 총장은 정당생활을 해본 일도 없고 정당하고는 아무 관계 없이 인생을 살아왔다. 아무 정당과도 깊은 인연이 없으며 정당으로부터 자유로운 분"이라며 친박계 등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임 회장은 "박 대통령 유엔 방문 때 반 총장이 대접을 잘 한 건 항간의 말처럼 (박 대통령에게) 잘보여서 대통령 되려고 한 게 아니라 총장으로서 대한민국을 대접하고 조국을 대접한 것"이라며 "그런 인연으로 따지면 노무현 대통령 때 장관 임명 됐고 유엔 사무총장을 만들어준 거나 마찬가지니 노 대통령과 더 가까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최순실 사태'가 반 총장의 대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아무 관계 없다. 정치는 어느나라든지 프로들이 있는데, 프로들이 나서면 1년 걸릴 것을 몇 개월 내 끝낼 수 있다"며 조기 대선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반 총장이 국내정치 경험과 대선 출마를 준비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단 지적에는 "(준비는) 평생동안 한 거다. 평생동안 한 것만 잘 살리면 된다"며 "아직 유엔 사무총장 임기 중이라 출마 입장을 밝히지않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반 총장은 우등생들이 그렇듯 시작하면 만점받으려 노력하지 중도하차는 안 할 것이다. 조국 위해 목숨바칠 각오가 돼있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와 진행한 '반기문: 한국의 차기 대통령?' 인터뷰에서 최근 촛불집회에 관해 "한국 국민이 정부의 통치력 부족에 분노와 실망을 표시하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언급했다.

반 총장은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것이 나의 조국을 위해 일하는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 생각하겠다. 귀국 뒤 각계 지도자, 친구들과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조국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임 회장은 "반 총장은 당초 계획대로 내년 1월 중순 귀국할 것"이라며 "오자마자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식으로든 입장표명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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