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3.3㎡당 분양가격이 1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국 이래 사상 최고가 레지던스가 베일을 벗는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서는 주거형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주인공이다. 레지던스는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오피스텔을 의미한다.

12일 롯데건설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 내 최고급 주거시설인 ‘시그니엘 레지던스’ 투자설명회가 13일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드레스가든 블리스돔에서 열린다.

국내 최고급 주거시설 설명회인 만큼 설명회는 단 하루만 개최된다. 진행은 ‘시그니엘 레지던스’ 공식 마케팅사인 지우알엔씨가 맡는다.

특히 총 7실 규모로 국내외 VVIP에만 공급될 오피스인 ‘프리미어7’(Premier7)은 3.3㎡당 분양가가 최고 1억 4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7일 서울시에 롯데월드 타워를 포함한 제2롯데월드 전체 단지(연면적 80만 5872.45㎡)에 대한 사용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분양시기는 이르면 내년 1월께로 전망된다. 서울시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국내 최고층 건축물인 만큼 사용승인 기간이 일반 건축물보다 더 걸린다”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대략 한 달 뒤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 대상은 롯데월드 타워 42~71층에 주거용 오피스텔로 조성된 ‘시그니엘 레지던스’(198~990㎡ 223실)와 108~114층에 들어설 프라임 오피스인 ‘프리미어 7’(743~1027㎡ 7가구) 등 총 230실이다. 지난 10월부터 롯데·지우알엔씨·도우CnD 등 총 4곳의 업체가 중국 등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 가운데 오는 13일 국내 첫 투자설명회가 열린다.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분양가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3.3㎡당 평균 8000만원대에 책정됐다. 층수와 한강 조망권 여부에 따라 분양가가 최고 20%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가구당 최소 50억원에서 최대 300억원 수준으로 부산 ‘엘시티 더샵’(3.3㎡당 3300만원·최고가 67억 6000만원) 아파트와 ‘한남 더힐’(3.3㎡당 5300만원·최고가 84억원)의 분양가를 훌쩍 뛰어넘는다. 일부 주택형은 지난 2005년부터 12년째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이건희 회장 자택(177억)보다도 비싼 셈이다.

더욱이 108~114층에 한 곳씩 들어설 최고급 오피스인 ‘프리미어 7’은 3.3㎡당 1억원을 훌쩍 웃도는 금액에 책정될 전망이다. 건물의 최고층부인데다 전 실이 마이너스 옵션(벽지·바닥재 등 인테리어 없이 골조만 분양받는 것)형태로 공급한 점을 감안하면 3.3㎡당 1억 3000만~1억 4000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최고가 레지던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슈퍼리츠는 물론 국내 대기업·자산운용사들은 분양에 앞서 사전 방문을 통해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이번 분양권에 ‘대지 지분권’이 포함됐는지 여부에 관심이 많다.

대지 지분권이란 아파트나 오피스텔, 빌라 등 공동주택에서 전체 대지 중 해당 주택 몫으로 구분 등기되는 대지를 말한다. 즉 공용면적에 대한 지분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해당 건물에 대한 소유권 역시 구분 소유권으로 바뀌게 된다. 한 건물의 각 부분을 각각 다른 사람의 소유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건물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관리단이 구성된다.

대지 지분권이 주어지면 향후 롯데건설이 제2롯데월드타워를 리모델링하거나 공용부분을 공사할 때 관리단으로부터 지분 면적만큼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 비록 관리단의 지분이 10% 정도의 낮은 비율일지라도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알박기 등의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충분하다.

초고가 레지던스 분양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이뿐만이 아니다. 3.3㎡당 1억 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돌고 있지만, 그만큼의 프라이버시와 편의성을 제공하기가 어렵다는 시각이다.

외국계 상업용 부동산 컨설턴트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는 이전부터 주차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고 리테일 업종으로 인해 개인적인 공간 마련이 쉽지 않다”며 “과연 시그니엘 오피스텔이 슈퍼리츠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타워 분양 관계자는 “국내외 검증받은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분양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거시설과 비교해 수요층이 다를 것으로 본다”며 “국내외 기업의 법인 수요와 중국·일본 등 해외 마케팅에도 초점을 맞출 예정이어서 분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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