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일보 캡쳐
[김승혜 기자]이화여자대학교의 여성최고지도자과정인 '알프스(ALPS)'가 '최순실-김장자-우병우'라인의 매개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 부인과 김병준 전 국무총리 내정자 부인이 모두 이화여대 여성최고지도자과정 ‘알프스(ALPS)’에 회원 등록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알프스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이 총동창회장을 지낸 곳이다. 김 회장이 최순실씨와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이대를 축으로 ‘최순실-김장자-우병우’ 라인이 조직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여기에 한 비서실장과 김 전 총리 내정자도 연관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화여대 커넥션’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위층 여성들의 사교모임 격인 ‘알프스’가 최씨의 인재 풀(Pool)로 악용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대는 정유라씨에게 입학·학사관리 특혜를 제공하는 등 최씨 일가에 적극 협조해 왔다.

비서실장 부인 정모씨와 김 전 내정자 부인 김모씨는 각각 이대 알프스 13기와 29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 전 수석 장모인 김 회장은 28기로, 8년째 알프스를 다니며 총동창회장을 맡아왔다. 하지만 지난 7월 우 전 수석의 부동산 거래 의혹이 제기된 다음 달인 8월 총동창회장직을 사퇴했다.

1995년 이화여대에 개설된 알프스는 기수당 50명으로 운영되는 리더십 프로그램이다. 21년간 알프스를 거쳐 간 회원 수는 1800여명에 불과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 홍라희 삼성미술관장 등 고위층 여성의 고급 사교모임 성격을 띠고 있다.

이 폐쇄적인 모임에 최순실씨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대 커넥션이 주목받고 있다. 2014년 5월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이후 최씨는 김 회장과 골프를 치며 “앞으로 문화 쪽 일을 많이 할 사람이니 도와 달라”며 차은택씨를 소개했다.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됐으니 인사검증 때 차씨를 잘 봐달라는 청탁으로 해석된다. 이후 2015년 1월 ‘정윤회 문건유출 파동’ 수사 발표 후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으로 영전했다. 이 과정에서 ‘암묵적 동맹’ 관계가 있었다는 해석이 제기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실장과 김 전 내정자가 등장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일 김병준 전 내정자를 총리로 지명했다. 야권과 상의가 없었던 점도 문제지만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그가 박근혜정부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배경을 두고 많은 의문이 제기됐었다.

또 동교동계 원로인 한 비서실장이 박근혜정부 국민대통합위원장을 거쳐 비서실장까지 맡게 되자 야권 내부 반발이 극에 달했다. 야권 핵심 관계자는 “이대 알프스가 최씨의 비선 인재 풀 역할을 했다는 의심이 든다”면서 “15일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서 이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비서실장과 김 전 내정자도 이대 알프스와 연관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최순실-김장자-우병우-한광옥-김병준’으로 이어지는 이대 커넥션이 완성된다. 이에 대해 김 전 내정자는 국민일보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집사람은 김장자 회장이 누군지도 모른다”며 “학교 측에서 부탁하니 등록은 했지만 알프스 동문회에 단 한 번도 나간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 비서실장 측 관계자는 “사모님이 13기 수료를 한 건 맞지만 김장자씨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대는 정부로부터 석연찮은 특혜를 많이 받았다. 교육부의 대학재정 지원사업 9개 중 BK21플러스·고교교육 기여대학·여성공학인재육성 사업 등 8개에 선정됐다. 워낙 전례가 없던 일이다 보니 타 대학에서의 항의가 빗발쳤다. 또 정유라씨에게 학사 관리 특혜를 준 교수들은 정부 연구용역을 대거 따냈다.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는 15일 열리는 4차 청문회에 최경희 전 총장과 윤후정 전 명예총장 등 이대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관련 의혹들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2014년 체육특기자 면접 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하고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수험생을 뽑으라”며 정씨를 선발토록 유도한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한편 이날 이화여대 측 관계자는 이번 의혹 제기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당사자들과 이름이 같은 사람들이 다녔던 것은 맞지만, 동일인이라고 확인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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