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아들인 시나위 신대철이 자신의 아버지 대표곡 '아름다운 강산'을 '박사모'가 부른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신대철은 어제(17일) 자신의 SNS에 "TV를 보다가 너무 기가 찬 광경을 봤다. 안국역 앞에서 친박 단체들이 집회하고 있는데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고 있었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아름다운 강산'이 아버지 신중현이 작곡한 노래라며 이 노래에 얽힌 사연을 공개했다.

신대철에 따르면 밴드 '신중현과 엽전들' 2집(1974) 수록곡이자 이선희가 1988년 불러 유명해진 '아름다운 강산'은 박근혜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반발심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70년대 히트곡 작곡가였던 신중현에게 당시 청와대는 '각하(박정희)의 노래를 만들라'라는 내용이 담긴 강권의 전화를 했다. 즉 '박정희의 찬양가'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신대철은 "아버지는 그런 노래는 만들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이후 공화당이라며 다시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역시 같은 내용이었고 만약 만들지 않으면 다친다라는 협박도 한다. 그러나 재차 거절했다"고 했다.

이후 신중현의 작품들은 줄줄이 금지곡이 됐다. 당시 국민가요로 통하던 '미인' 뿐만 아니라 김추자가 불렀던 '거짓말' 등 많은 신중현이 만든 수십곡이 금지됐다.

신대철은 "고심하던 아버지가 만들었던 '아름다운 강산'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라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노랫말 중 "아름다운 이곳에 내가있고 네가있네. 손잡고 가보자 달려보자 저 광야로 우리들 모여서 말해보자. 새 희망을"이 핵심이라며 "민주주의의 실현을 꿈꾼 것일가. 그래서 이 노래는 유신내내 금지곡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친박 단체가 불러서는 안 되는 노래라는 것이다. 친박 단체들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 맞불집회에서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다.

지난달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에도 동참했던 신대철은 "촛불집회 집행부는 나를 섭외하라. 내가 제대로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밝혀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다.

한편 누리꾼들은 신대철의 글을 보고 "멋있다", "어디 박사모 따위가 저 노래를 부르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박사모 카페에는 "온 국민에게 팔아먹고 애국 보수는 사용하지 말라?", "순수한 음악인이 아닌 듯", "안 부르고 말지"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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