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40억 횡령·배임'..강덕수 前STX 회장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이 15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이날 수천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강 전 회장을 구속했다.

전날 강 전 회장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윤강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매우 중대하며,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날 오전 1시20분께 구속영장이 집행되기 전 강 전 회장은 '심경이 어떤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두 세차례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성실히 앞으로 수사를 더받겠다"고 대답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수천억원대의 횡령·배임 등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변모(60) 전 STX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이모(50) 전 STX그룹 경영기획실장, 김모(58) 전 STX조선해양 CFO에 대해서도 모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회사 고위 임원들과 공모해 STX중공업의 법인자금으로 재정난에 빠진 다른 계열사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하거나 연대보증 등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과정에서 법인 자금을 횡령하고, 5년에 걸쳐 제조 원가를 낮추거나 허위로 회계처리하는 수법으로 분식회계한 혐의도 사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회장 등의 범죄 액수는 횡령 약 540억원, 배임 약 3100억원, 분식회계 규모 약 2조3000억원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강 전 회장 등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구체적인 횡령·배임 액수와 사용처 등에 대해 보강 수사하는 한편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희범(65) LG상사 부회장이 2009∼2013년 STX중공업·STX에너지 총괄 회장을 맡아 회사 경영 전반에 깊이 관여한 만큼 구체적인 역할을 규명하는데 수사의 무게를 둘 전망이다.

검찰은 산업자원부 장관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역임한 이 부회장이 정·관계 로비 창구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조만간 이 부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