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성탄절, 박 대통령은 아동양육시설을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했으며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중·동부전선 최전방 을지부대를 찾아 안보태세 점검에 나섰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기상 문제로 취소가 되기는 했지만 성탄절 전날에 최전방 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그리고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경기 연천군 전방부대인 28사단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또 박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받은 메일을 공개하고, 전방 부대를 방문해 안보를 챙긴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취임 후 네 번째 성탄절을 맞은 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일부 참모들과 케익을 함께 먹으며 담소를 나눴던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현숙 고용복지수석을 비롯한 참모진 몇몇은 성탄전야인 전날 저녁 케익을 준비해 관저를 찾아 박 대통령과 다과를 함께 했다. 성탄절을 맞아 박 대통령에게 케익을 선물하자는 것은 김 수석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참모들이 관저를 방문한 시각 서울 도심에서는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9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었고 청와대·총리공관·헌법재판소 방면 행진도 이뤄지는 중이어서 분위기는 무척 무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민들은 캐럴 ‘징글벨’ 가사를 ‘촛불 이겨서 하야한다면 흥겨워서 소리높여 노래부를래’로 바꾸거나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를 ‘근혜는 아니다’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홀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때가 때인 만큼 위로를 해드리자는 의미에서 크리스마스 케익을 갖고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민생을 걱정하면서 "연말연초에 일이 많으니까 국정을 잘 챙겨달라"며 "불우이웃 등 어려운 분들이 힘들지 않은 겨울을 보내도록 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비롯한 민생의 어려움에 대한 걱정과 함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잘 수행해달라는 당부도 있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성탄절 당일인 이날은 예년과 달리 별다른 일정 없이 헌재의 탄핵심판에 대비하면서 조용한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 성탄절에는 국회의 탄핵소추에 따라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수행이 불가능해진데다 촛불민심에 따른 부담 때문에 어떤 형태의 일정이든 외부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마다 남기던 성탄절 축하 메시지도 게시하지 않았다.

대신 박 대통령은 이번 성탄절에는 법률 대리인단과 함께 오는 27일로 예정된 헌재의 탄핵심판 2차 준비기일에 대비해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비롯한 자료와 증거 준비에 몰두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불어 청와대 압수수색을 비롯한 특검의 본격적인 수사에 대한 대비도 고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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