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나서는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
[김홍배 기자]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간호장교 출신 조여옥 대위를 소환해 25일 새벽까지 15시간 넘게 조사했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 조 대위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날 오전 3시까지 조사하고 돌려보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최근 청문회 과정에서 조 대위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다. 그와 관련된 부분을 포함해 당시 근무 상황에 대해 조사하다 보니 시간이 꽤 길어졌다”고 밝혔다. 조 대위 조사는 ‘세월호 7시간’ 전담인 양재식 특검보 수사팀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특별검사팀이 조여옥 대위에 대해 추가 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30일 미국으로 출국이 예정된 조 대위가 출국금지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대위가 출국할 경우 특검팀이 향후 수사기간 70일간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추가 조사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위는 이미 미국에서 거처를 수차례 바꾸는 등 언론과 검찰의 추적을 의도적으로 피해다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 등에 따르면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의무실에서 간호장교로 파견 근무한 조 대위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풀 수 있는 장본인이다. 특검팀이 전날 조 대위를 소환 조사한 것을 두고 세월호 7시간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조 대위는 지난 22일 국정조사특위 5차 청문회에 출석해 세월호 참사 당일 자신의 근무지를 앞서 언론을 통해 밝힌 관저 의무동(대통령 전담)이 아닌 의무실(직원 담당)이라고 말을 바꿔 위증 논란이 일었다. 또한 한국 입국 후 군 관계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가 사실과 다른 증언이 나오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조 대위는 “대통령에게 태반·백옥·감초 주사를 처방한 적 있다”고 인정하며 “대통령뿐 아니라 직원에게도 (주사를) 처치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미용 주사가 “박 대통령에게만 시술됐다”고 밝힌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의 진술과 어긋난 내용이었다.

이렇듯 조 대위는 반복되는 거짓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조 대위 진술을 신뢰할 수 없고, 진술 번복 과정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같은 청문회 자리에서 "귀국 후 군 관계자나 청와대 관계자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했다가 귀국 후 자신의 행적을 설명하는 중 "간호장교 동기 3명과 저녁 식사를 했다"라며 말을 다시 바꾸기도 했다.

조 대위가 지난 1일 한 언론과 인터뷰 직전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뷰를 자청했다는 진술 역시 의심받고 있다. 조 대위는 신보라 대위와 함께 하루 간격으로 인터뷰에 임하겠다고 이 실장에게 알려왔는데, 이는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의심의 골자다.

조 대위는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도 조 대위의 진술 변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전날 오전 비공개 소환한 뒤 이날 새벽 3시까지 장시간 조사를 벌인 것도 이 같은 배경이다.

조 대위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미 육군 의무학교에서의 교육을 마치기 위해 30일 출국 예정이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조 대위의 재소환 여부와 함께 출국금지 여부를 이번주 초 중에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철 특검보는 "추가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어제 조사된 부분을 고려해서 필요할 경우 추가 조사도 가능한 것으로 안다"며 "출국 금지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여부에 따라서 결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검사장 출신의 법조계 한 인사는 "지금까지 사건 흐름을 보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을 조 대위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특검팀이 조 대위를 출국시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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