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에 핵심적 뇌관을 제공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유 전 장관(국민대 행정대학원 석좌교수)이 27일 CBS 노컷뉴스를 통해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거의 토론이 없죠, 거의. 저는 나중에 보니까 이분은 토론을 해보신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세월호 사건 나고 나서 토론회하는 것도 서로 주고받는 토론이 아니라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하는 그런 형태를 토론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는 박근혜 정부 초반인 2013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유 교수가 이날 폭로한 박 대통령의 모습은 ‘불통의 아이콘’ 수준이다.

유 교수는 세월호 참사 당시 ‘내각 총사퇴’를 주장한 인물이다. 국민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국민 46%가 ”세월호 참사의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내각 총사퇴를 단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일부 장관만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염두하고 있었다. 유 교수는 이에 “대통령이 정부조직을 바꾸는 걸 어떻게 내각 국무의원들과 한 번 상의도 안 하고 혼자 결정하냐”며 “이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라고 박 대통령에게 따졌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굉장히 화를 내면서 “그러면 내가 대한민국 모든 사람 얘기를 다 들으라는 거냐”라고 역정을 냈다고 한다.

이어 유 전 장관은 “김기춘 실장이 너무 뻔뻔하게 위증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구정물에 손을 담그고 얘기를 해야겠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해 폭로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사건 후 해경 해체를 홀로 결정한 점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했더니 ‘내가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의 얘기를 다 들으라는 거냐’며 굉장히 화를 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유 전 장관은 “대통령이 세월호 담화에서 관피아 척결을 약속하더니 바로 다음날 자니 윤을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려했다”며 “쓴소리를 냈다가 ‘(김기춘 실장이) 시키는 대로 하지 왜 자꾸 쓸데없는 짓 하냐’고 쓴소리만 들었다”고 폭로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최순실에 대해 “유명인사”라고 표현했다. 그는 “승마협회 조사 때 정유라 선수돠의 관계도 다 알고 있었다”며 “최 씨를 모른다는 일부 인사들의 답변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세월호 대책 관련해서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정말 어른들이 잘못해서 그 배 속에서 수많은 수백 명의 아이들이 정말 속수무책으로 물속으로 빠지는 걸 보면서 정말 어처구니없는 그러한 황당함, 부끄러움, 슬픔 그런 것을 느끼고 거기서부터 우리 반성을 하고 새로 시작하는 그런 생각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분(박대통령)은 국가지도자로서의 어떤 기본의무, 자세,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될 어려운 문제, 해결해야 될 국가적 과제, 이런 걸로 딱 보고 이런 순간이 있으면, 나는 점점 더 단단해져야 돼, 나는 절대로 밀리면 안 돼.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 교수는 문체부 장관 시절 박 대통령과 마찰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2014년 한겨레신문에 “대통령 말에 유 장관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을 내고, 대통령이 다시 원래 취지의 말을 반복하는 일들이 많았다”면서 “대부분 장관들이 박 대통령 ‘말’에 토를 달지 않았다. (그래서) 유 장관의 행태를 더욱 도드라지게 보였다”고 했다.

유 교수는 세월호 참사 3개월 뒤인 2014년 7월 문체부 장관직에서 면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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