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하는 원유철-신동철
[김홍배 기자]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28일 신동철(55)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소환하자,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에서 놓친 숨어있던 키맨을 특검이 결국 찾아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 전 비서관에 대한 소환조사는 특검팀 수사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 전 비서관이 박근혜 정권 초기 청와대에 입성한 후 국민소통비서관 등으로 3년간 지낸 것을 감안하면 그가 '문고리 권력 3인방' 등 박근혜 정부 이너서클의 내밀한 움직임을 가장 자세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신 전 비서관은 28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후 29일 오전 2시께 귀가, 특검팀으로부터 상당히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법조계 한 인사는 "신 전 비서관은 이 정권이 시작되자마자 국민소통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그런 다음 문고리 권력 3인방의 라인을 타고 청와대에서 최장수 근무를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밑에서 일하지 않느냐"며 "결국 블랙리스트 뿐만 아니라 정윤회 문건 사건,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당사자"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사건을 수사하면서 신 전 비서관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시간 등의 물리적 한계도 있었겠지만, 사실상 그의 존재 자체를 눈여겨 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다른 인사는 "아무리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똑똑하다고 해도 여의도나 정치권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결국 그 내부에서 정무적인 어떤 역할을 하고 말을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은 신 전 비서관 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청와대 비서관으로 3년 넘게 재직한 친박계 핵심 참모 중 한 사람이다.

새누리당에서 여의도연구소부소장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에서는 선대위에서 여론조사단장으로 일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에 임명됐다가 지난 2014년 6월 정무비서관으로 수평 이동했다.

그러는 동안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이라고 불리는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정호성 전 제1부속 비서관, 안봉근 전 제2부속비서관 측 사람으로 분류됐다.

국민소통비서관으로 있을 때는 이정현 당시 정무수석과 함께 일했고, 정무비서관으로 재직할 때는 조윤선 정무수석과 호흡을 맞췄다.

이외에도 신 전 비서관은 2007년 박근혜 당시 후보가 17대 대선 경선에서 패하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2년여 동안 근무하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당시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관으로 공무원·정치인·교수·언론인 등 각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모이는 곳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같은 경력을 감안하면 신 전 비서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뿐만 아니라 정윤회 문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인사전횡 등을 깊숙이 알고 있을만한 인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최순실씨,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지원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삼성 측과도 직간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어제 신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분에 집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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