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대선 출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 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의 대선 출마를 위한 독자 신당 창당은 현시점에서 "극히 어려울 것"이라는 보도와는 달리 독자 신당을 추진중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반 총장은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서는 등 자신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운동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 제3당 창당 움직임이 있다고 말해 신당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제3당'은 인터뷰한 기자의 표현이어서 '제3당'이 지난 27일 분당을 공식화한 개혁보수신당을 가리킨 것인지, 아니면 이른바 제3지대론자들 전체를 가리킨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새누리당 탈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 합류를 보류한 나경원 의원이 이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동행을 선언하면서 독자 신당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나 의원은 전날(29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에 대해 “중도 보수의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반 총장의 대선 행보를 돕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어 “"반 총장이 개혁보수신당으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독자 행보를 이어갈 것 뜻을 내비췄다.

애초 1차 탈당 멤버로 꼽히던 나 의원은 보수신당의 정강·정책, 신임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 불만을 품고 잔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보다는 ‘반기문과 동행’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나 의원은 지난 5월 반 총장의 제주도 방문 시 외교부 출신 원로들과의 식사 자리에 정치인으론 유일하게 참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아시아투데이는 "이는 보수 진영의 차기 지도자로 반 총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나 의원의 관계와도 무관치 않다"고 보도했다.

나 의원은 옛 친이계로 분류되며 현재 반 총장과 MB 측의 가교 역할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도 “나 의원이 반 총장 측과 상당한 대화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도권 중진인 나 의원이 보수 정권 재창출에 매우 적극적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탈당 보류에는 보수 정권 재창출에 어느 것이 도움이 되느냐와 관련된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다”면서도 “반 총장도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특히 “이번에는 반드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알고 미국과 대화할 수 있는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 핵 능력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을 만큼 발전했기 때문에 미국의 트럼프정부는 북핵 문제를 동북아 문제가 아니라 ‘국내 안보’로 볼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대화가 불가능한 정권이 들어서면 미국이 한국의 사정을 고려치 않고 본인들의 판단으로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대화할 수 있는 대선 후보가 나와야 하고, 그런 면에서 반 총장이 보수의 가치를 담는 것 이상의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보수신당 관계자는 “정강·정책은 다 핑계였고 이런 식으로 보수신당의 힘을 빼고 반기문을 꽃가마에 태우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나 의원의 한 측근 의원도 “좋았던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출마를 지원하고 있는 유력 정치권 인사는 시사플러스와의 통화에서 "신당 창당으로 갈 것"이라며 "반 총장이 내년 1월 10일 이전에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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