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1일 (현지 시각) 덴마크 북부 올보르에서 현지 경찰에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됐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덴마크 경찰은 이날 오전 2시께 도피 중인 정씨를 덴마크 북부 올보르그에서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했다고 한국 측에 알려왔다. 정씨는 즉시 한국으로 강제 압송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덴마크 현지시간으로 1일 현지 경찰이 정유라를 포함한 4명을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다는 인터폴 전문을 2일에 접수했다"며 "검거 당시 2015년생 어린아이도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어린아이는 정씨의 아들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특별검사팀에 통보했으며 정씨의 정확한 신병 상태 등을 확인 중이다.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된 정씨는 현지에서 조사를 받고 강제 추방 등 절차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경찰에 따르면 덴마크 현지 경찰은 불법체류로 체포한 피의자를 최장 72시간까지 구금할 수 있다.

적색수배가 발령되면 인터폴 회원국 어디서든 신병이 확보되면 수배한 국가로 강제 압송될 수 있지만, 문제는 정씨에 대한 적색수배는 아직 발령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정씨의 국내 송환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범죄인 인도 청구 등 방안이 될 수 있지만, 2년 반 넘게 송환 거부 소송을 벌인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의 사례가 재연돼 특검 수사 기간 안에 송환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씨 측 대응이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씨는 현지 변호인을 선임해 법적 대응을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선 정유라 씨는 비영주권자이고 체류기간이 길지 않아 영주권자인 유씨 사례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최씨 모녀 변론을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정유라가 귀국하면 특별검사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팀도 이날 오전 "덴마크에서 정유라가 체포됐고 특검은 정유라의 신속한 송환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조 중"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특검팀은 법무부와 외교부, 경찰청 등과 협의해 덴마크 형사사법·외교 당국과 정 씨의 송환 일정과 방식 등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달 27일 정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적색 수배'는 살인 등 강력범죄, 50억원 이상의 경제사범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리는 국제 수배다.

적색 수배가 내려진 대상은 180여개 인터폴 회원국 어디서든 신병이 확보되면 즉시 수배 국가로 강제 압송된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정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 수배 사실을 알린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체포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만으로도 (적색 수배를 내릴만한) 요건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체포 현장에는 정유라 씨 행방을 추적하던 JTBC 취재팀도 함께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JTBC는 2일 저녁 덴마크 경찰의 정유라 체포 현장을 단독보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정유라 입학·학사 특혜 수사 급물살

특검팀은 지난 29일 오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 연구실 및 관계자 사무실, 최 전 총장과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의 주거지, 대한승마협회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이대는 정씨에게 광법위한 입학·학사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감사를 벌인 교육부는 김 전 학장 등 13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최 전 총장 등 4명을 수사 의뢰했다.

교육부 감사결과에 따르면 이대는 수시 입학원서를 마감한 이후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정씨의 금메달을 면접평가 점수에 반영해 줬다.

면접 당일 남궁곤 전 입학처장은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했고 지침과 달리 면접고사장 내 금메달 반입을 허용하는 등 면접평가에 부당하게 개입했다.

여기에 이대는 정씨가 2015학년도 1학기(1과목)부터 2016학년도 1학기(6과목), 여름학기(1과목)까지 8개 과목의 수업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음에도 출석으로 인정했다. 시험을 보지도 않고 과제물을 내지 않았는데 정씨에게 성적을 부여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또 지난 1일 소설가 필명 '이인화(二人化)'로 대중에 잘 알려진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장인 류철균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류 교수는 출석을 하지 않은 정씨에게 기준보다 높은 학점을 주는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는데도 정씨 명의의 답안지가 제출되는 등 '대리시험' 의혹도 제기됐다. 이 수업에서 정씨는 온라인 강의도 대리수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교수는 정씨가 대리수강과 대리시험으로 특혜를 얻은 수업으로 알려진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의 담당교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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