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은 2일 오후(현지시간) 현지 경찰이 전날 긴급체포한 정유라(21) 씨의 구금 기간 연장 여부에 대한 심리를 벌여 정 씨의 구금 기간을 오는 30일 오후 9시까지로 4주 연장하기로 했다.

정 씨와 정 씨의 변호인은 법원의 구금 연장 결정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정유라 씨의 한국 송환이 덴마크의 복잡한 법률 절차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덴마크 법원이 2일(현지시간) 정 씨에 대한 구금 기간 연장을 결정, 검찰이 오는 30일 오후 9시까지 정 씨를 별도 구금시설에 수용한 가운데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해 검찰로서는 조사에 필요한 추가 시간을 확보했다.

하지만 정 씨가 법원 결정에 불복, 항소할 뜻을 내비친 데다가 덴마크 검찰이 한국 정부로부터 정 씨에 대한 최종적인 인도 요구가 오더라도 실제 인도 여부에 대해선 다시 법적 검토 후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 사건을 담당한 데이비드 헬프런드 검사는 이날 올보르 법원에서 구금연장 심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정 씨에 대한 추가조사를 통해 정 씨가 덴마크에서 범법행위를 했는지 우선 따져보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덴마크 경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정 씨가 덴마크의 법을 위반했는지와 관련해 "아직 정 씨에 대해 기소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아직 한국 정부로부터 정 씨에 대한 '최종적인 송환요구(final rendition request)'는 오직 않았다"면서 "구금 기간에 한국 정부가 정 씨에 대한 최종 송환요구와 함께 관련 자료를 완전하게 갖춰서 제출하면 정 씨에 대한 송환 문제를 본격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헐프런드 검사는 이날 심리에서 한국 정부가 덴마크 정부에 '예비체포(provisional arrest) 협조 요구'만 보냈다면서도 그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여기에다가 정 씨가 구금 연장 결정과 관련, 덴마크 고등법원에 항소할 경우 구금 연장의 적절성을 놓고 다시 검사와 정씨 변호인 간 치열한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헬프런드 검사는 "정 씨가 항소할 경우 이에 대한 결정을 언제 내릴지는 전적으로 고등법원의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씨가 자진해서 귀국하지 않으면 정 씨의 국내 송환은 일러야 다음 달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례로 세월호 사건 때 2년 반 넘게 송환 거부 소송을 벌인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의 사례가 재연돼 특검 수사 기간 안에 송환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정 씨는 이날 구금 연장 심리에서 일각에서 비자가 만료돼 불법체류 상태라는 주장에 대해 유럽연합(EU) 내에서 통용되는 자신의 비자 기한이 오는 2018년 12월까지라고 주장, 현재 덴마크 체류가 불법이 아니라고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또 특검이 지난달 22일 정 씨 여권 무효화 조처를 했다고 밝혔으나 2일까지 여권 무효화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헬프런드 검사는 "정 씨의 여권은 아직 유효하다(valid)"고 밝혔다.

이는 여권을 무효화하려면 본인에게 이런 결정을 직접 전달해야 하기 때문으로 알려졌으며 덴마크 경찰이 정 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음에 따라 '요건'만 갖추면 무효화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3일 경향신문은 덴마크에서 체포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2일(이하 현지시각)“삼성이 스폰서를 해서 말을 타러 독일에 왔고 엄마가 몇몇 서류에 사인을 하라고 해서 했을 뿐 나는 아무것도 아는게 없다”며 무고함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또 사전에 누군가로부터 치밀하게 법률적 조언을 받은 듯 정씨는자신에 대해 적용될 죄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모든 혐의를 최씨에게 미루는 태도를 보였다.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입학후)이화여대에 단 한번 밖에 가지 않았고 (학점특혜로 구속된)유철균 교수와 최경희 총장도 한번 밖에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를 돌 볼 다른 식구가 있느냐’는 변호사 질문에 “내 자식과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언제라도 한국에 가겠다”고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덴마크 올보르 법원 구류심사과정에서 정씨가 검사와 변호사의 신문에 대한 답변이다.

 
정유라, 덴마크 법원 일문일답

▲검사신문

-언제 덴마크에 들어왔냐

“(지난해) 9월28일 들어왔다”

-9월28일 들어온 후 나간적 있느냐

“나간적 있다. 독일집에 간적이 있고, 프랑크푸르트에 비자문제로 간적이 있다.”

-왜 독일로 왔느냐.

“승마훈련을 하러 왔다.”

-말을 사러 오거나 수출·입 하러 온거는 아니냐

“삼성이 스폰서로 말을 대는 것일 뿐이고 나는 말을 탈 뿐이다. 엄마가 사인을 요구해서 몇몇 서류에 사인했을 뿐 나는 정말 아는 게 없다.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마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그것을 아는 사람은 캄플라데와 엄마 밖에 없다”

▲변호사 신문

-한국에 보내주면 갈 거냐.

“내 자식때문에 고민이 많다. 벌을 받을까봐 고민 많다. 나는 대학교도 그렇고 고등학교때도 그렇고 상황을 전혀 모른다. 내가 가면 감옥에 갈 거고 내 자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부모도 이혼했고 나도 이혼했고 나는 세상에서 혼자다.”

-왜 여기 덴마크에 관광 비자로 왔느냐.

“2018년 까지 비자가 있어 들어왔다.”

-삼성 돈에 대해서 아냐.

“삼성은 6명의 선수를 지원 했는데 나는 그 중의 하나일 뿐이다.”

-당신이 국제대회에서 이룬게 뭐냐.

“고등학교 레벨에서 승마를 하다가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땄다”

-지금 아이가 있느냐.

“19개월된 아이가 있다.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 11개월때 아빠가 떠났고 컨택이 없다.”

-다른 식구 없냐.

“없다. (더 큰 소리로 흐느낌)”

-아기는 볼 사람이 있느냐.

“없다. 누구도 없다. 다만 아기는 2018년까지 독일에 머물 수는 있다.”

-독일의 집이 당신 집이냐 렌트냐.

“내집이다. 덴마크의 집은 렌트다.”

-한국에서 경찰이 온다면 만나겠느냐.

“내 사정을 잘 들어줄 것 같지 않지만 만나겠다. 내가 내 자식과 있을수만 있다면 언제라도 한국에 들어갈 수 있다. 나는 오로지 자식을 생각한다.”

-한국 대사관을 통해 대화를 하겠느냐.

“하겠다. 나는 오로자 자식을 생각하고 경찰에서 아이와 함께 있게만 해준다면 언제라도 한국에 간다. 나는(현 사태를) 전혀 모른다. 2015년 이후 언제나 엄마와 다퉜고 남자친구와 딴집에 살았고 대화가 단절돼 있었다.”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태에 대해 아는게 있느냐.

“2015년도 이화여대 입학후 첫학기 F, 그 다음 학기도 F, 그 다음에 퇴학을 당한 것으로 안다.한국경찰이 온다면 다 이야기하겠다. 이화여대 단 한번 갔다. (학점특혜를 준)유철균(교수)와 최경희 총장은 단 한번 만났다. 전화를 한 적도 없고 컨택한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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