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최순실씨를 정유라 학생 어머니로 두 번 만난 게 전부입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씨와 두 차례가량 만난 적이 있고, 골프를 같이 친 적은 없습니다다"

모두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학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이 수십 차례 통화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또 특검은 최경희 전 총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이 수차례 골프를 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특검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최순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저는 골프를 거의 안 친다"며 "(김장자씨와는) 이대 여성최고지도자과정(ALPS) 행사에서 두 차례 정도 모여서 식사할 때 만난 적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최 전 총장의 증언이 위증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국정조사 특위에 최 전 총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 전 총장이 최순실씨와 통화한 기록이 잔뜩 나왔다”고 말했다. 통화 내역은 1년이 보관 연한이어서 2016년 분의 통화 내용이다. 특검팀은 최씨의 청문회 발언에 대해 위증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특검팀은 이르면 다음 주쯤 최 전 총장을 직접 불러 최씨와의 관계를 비롯해 제기된 여러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남궁곤(56) 이화여대 전 입학처장을 소환조사했다. 그는 2015학년도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선발 때 면접 평가위원 교수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압력을 넣은 혐의(업무방해) 등을 받고 있다.

이규철 특검보는 “상당한 혐의가 있어 피의자로 소환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정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특혜 비리가 ‘최 전 총장(지시 또는 승인)→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설계)→남궁곤 전 입학처장(집행)’으로 연결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중앙일보는 정유라의 소식을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화여대 비리 의혹의 당사자인 정유라씨는 올보르의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인구 15만 명의 소도시 올보르엔 밤새 내린 눈이 쌓였다. 올보르 구치소는 한국과 달리 높은 담장이나 쇠창살이 없는 일반 주택과 비슷하다. 오래된 유럽풍의 벽돌 건물로 야트막한 나무 담장이 둘러져 있다. 건물 벽에 ‘감옥 입구’라고 적힌 작은 푯말이 붙어 있다. 온종일 경적 소리 한 번 듣기 힘든 평온한 도시는 정씨 취재를 위해 몰려든 한국 취재진으로 시끌벅적해졌다."고 전했다.

 정씨를 체포한 노욜란드 경찰서 로비는 취재진이 진을 쳤다. 현지 한인은 30 명뿐인 곳인데 경찰서 로비에 한국 기자가 진을 치고 앉은 모습이 일상이 됐다. 정씨의 집 앞에서 만난 주민은 “취재진이 몰려들면서 경찰이 네 번이나 출동해 주변을 정리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덴마크 검찰청 공보관에게 한국의 문자 폭탄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의 전화번호가 알려져 ‘일베’ 사이트에서는 덴마크에 항의 문자를 보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유라는 결백하다(She is a very innocent girl)” “한국 검찰과 한국 언론은 전부 믿지 말라”는 내용 등이다. 사이먼 고스비 공보관은 기자와 통화하면서도 “기자냐, 일반 시민이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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