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복잡한 절차, 긴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주범 아서 존 패터슨(38)을 국내로 송환하는 데 관여한 법무부 관계자의 얘기다. 결국 패터슨은 검거된 지 4년4개월 만인 2015년 9월이 돼서야 국내로 송환됐다. 이 관계자는 “외국으로 도망친 범죄자를 송환하는 일이 얼마나 지난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덴마크 현지에서 체포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조건부 자진 귀국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씨의 송환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덴마크 당국의 강제추방을 제외하고는 정씨의 특검 수사기간 내 소환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재철 주덴마크 한국 대사는 7일(현지시각) 정유라 씨 범죄인 인도(송환)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무하마드 아산 덴마크 검찰청 차장검사를 만나 조속한 시일 내에 정 씨에 대한 송환 결정을 내려줄 것을 당부했다.

문제는 강제 추방 절차 역시 덴마크 사법 당국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덴마크 사법당국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있는 정씨에 대해 강제추방 조치를 내릴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를 성사 시키기 위한 외교부를 통한 덴마크 당국과의 긴밀한 접촉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여권무효화 조치를 계속하면서 강제 추방을 이끌어 내기 위해 외교부를 통해 덴마크 측과의 접촉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대사는 이날 코펜하겐 검찰청에서 아산 차장검사와 만나 덴마크 정부가 정 씨 체포 직후 한국 정부의 긴급 체포 요청을 받아들이고 오는 30일까지 구금한 상태에서 송환 여부 검토에 들어간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이같이 요청했다고 대사관 측은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 대사는 한국 정부가 정 씨의 여권을 무효화해 오는 10일부터 발효한다는 점도 덴마크 정부에 알렸다.

이에 대해 아산 차장 검사는 한국에서 정 씨 송환 문제에 쏠린 관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전한 뒤 이른 시일 내 효율적으로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송환 결정을 내린 뒤 정 씨가 볼복해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을 경우 번복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사관 측은 전했다.

문제는 '정유라 송환에 그동안 정부의 의지가 있기는 했나'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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