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은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 '존 제이콥스'가 신라면세점에서 이번 주에 ‘방’을 뺀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9일 "지난해 7월 말 5개월간 임시매장에 입점하기로 계약을 맺었던 존 제이콥스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쳐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번 주중 매장을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존 제이콥스는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이자 박근혜 대통령 시술 의혹을 받는 김영재씨의 처남으로 알려진 박휘준씨가 대표로 있는 기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청와대 로고와 자신의 사인이 새겨진 특별 패키지로 포장한 이 회사 제품을 설 선물로 돌렸고, 5월 아프리카 순방 때 이 업체 대표가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했다.

또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씨제이이앤엠(CJ E&M) 주최로 열린 한류 홍보 행사 ‘2016 케이콘(KCON) 프랑스’에서 박 대통령은 존 제이콥스 부스에 한참을 머무르며 시연을 참관했다.

이 때문에 이 업체와 최순실 씨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신라와 신세계 등 유명 면세점 입점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한 자리에서 존 제이콥스를 신라면세점에 입점시켜 달라고 따로 부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당사자들은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측은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부탁해 존 제이콥스가 면세점에 입점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업체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것은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며 최근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반면, 신라면세점과 비슷한 시기에 존 제이콥스가 입점한 신세계면세점은 당분간 존 제이콥스를 내보낼 의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우리는 임시매장인 신라와 달리 입점 계약 기간이 1년인 정식 매장"이라며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도 않은 의혹이 제기됐다고 내보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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