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측에 특혜 지원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로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은 '박근혜 대통령-삼성-최순실'로 이어지는 뇌물죄 관련 수사의 가장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1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을 내일 오전 9시 30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특검보는 "조사 과정에서 제3자뇌물죄 등 혐의가 추가 될지는 그때가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일단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소환했다"고 설명했다. 이 특검보는 "조사과정에서 원론적으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 외 삼성그룹 인사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 이 특검보는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끝난 이후에 일괄적으로 사법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특검은 지난 9일 '삼성그룹 2인자'로 통하는 최지성(66)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이 부회장의 소환조사를 앞둔 '전초전' 성격이 짙었다. 최 실장은 최씨에 대한 각종 지원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 차장 역시 최씨에 대한 지원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면서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최씨에 대한 지원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최씨를 지원해주는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어떤 혜택을 받거나 요구했는지도 추궁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삼성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일가에 70억원 넘는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 박 대통령으로부터 각종 경영상 지원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특검팀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씨일가에 각종 지원을 해주는 대신, 박 대통령은 국민연금공단이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합병 전후인 2015년 2월과 7월 박 대통령과 독대하고, 찬성표를 주도한 홍완선(61)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을 만나면서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연루된 문형표(61·구속)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특검의 조사에서 문 이사장은 이미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국민연금에 찬성표를 종용한 사실 등을 인정했다. 특검은 복지부 장관보다 '윗선'인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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