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박지원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가 두 손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국민의당 새 대표에 호남 4선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15일 선출됐다.

신임 박 대표는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에서 전당원투표(80%)와 여론조사(20%)를 합산한 결과, 1위에 올라 당권을 거머쥐었다.

박 신임 대표는 "더 큰 텐트, 더 큰 천막을 치기 위해서 우선 당의 기둥을 더욱 단단하게 박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국당원대표자회의'에서 당 대표에 선출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단결로 더욱 강해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우리는 더 강해지고 더 커져야 한다. 국민의당이 빅 텐트이고, 플랫폼이다. 제3지대는 녹색지대, 국민의당이다"며 "국민의당에 합리적 개혁세력이 총집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는 무능한 진보에 지치고, 부패한 보수에 속아서 길을 잃은 국민 모두에게 위안과 힘이 돼야 한다"고 다짐했다.

박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마무리 ▲18살 선거연령 인하, 결선투표제법 통과, 검찰·국정원·선거관리위원회 개혁·선거법 개정, 경제민주화, 소득 격차·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국가대개혁 추진을 약속했다.

▲적극적인 개헌 추진 ▲대선 체제로 신속 전환 ▲패권정치 청산을 위한 당 문턱 낮추기 등도 다짐했다.

박 대표는 " 국민 열 명 중 7명이 개헌을 명령하는데 개헌을 미루는 것은 수구 패권주의다"며 "합리적인 중도 개혁세력을 모두 모아서 반드시 국회가 국민께 개헌안과 일정을 내어 놓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패권정치 종식, 국가대개혁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대선 후보들에게는 활짝 열려 있는 당이 되겠다"며 "그러나 당과 당원들의 지조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표는 "당을 지키고 당원을 섬기고 우리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며 "국민의당이 개헌, 국가대개혁을 주도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박 대표는 당헌당규상 보장된 임기 2년 동안 당을 이끌어가게 된다. 그러나 올해 치러질 대선이 사실상 당대표로서 그의 성패를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기간 동안 대선 주자 지지율 '빅3' 바깥으로 밀려난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존재감 부각과 떨어진 국민의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박 대표에게 주어진 지상과제다. 아울러 박 대표의 한계점으로 지목되는 '확장성'을 어떻게 극복해낼지도 관심사다.

아울러 박 대표가 지난해 12월까지 8개월간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의당을 이끌어온 만큼, 박 대표가 또다시 당 간판이 되면서 '박지원 비대위' 반복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새로운 인상을 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에 박 대표는 새 지도부와 함께 당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지지율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급선무다. 이른바 자강론 강화다. 특히 국민의당은 비박계와 연대론에 휩싸이면서 호남 민심 이반을 야기한 바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입장 정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민심 회복·조기 대선 준비 '첩첩산중'

박 대표는 이날 후보 합동연설에서 "친문 친박 패권주의, 우리 내부의 패배주의를 청산하겠다. 당은 키우고! 당원은 섬기고! 우리 후보는 대통령 만들고! '박지원의 고! 고! 고! 3GO 작전'으로 반드시 쓰리고 작전이 정권교체할 수 있다"며 "우리는 새누리당 잔재 세력과도 함께 할 수 없단 것을 이 박지원은 분명히 선언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전당대회 선거운동 과정에서 안 전 공동대표를 대선 후보로 만드는 데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당 유력 대권주자인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으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한 야권 통합 공세에 휩쓸릴 수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과 통합, 연대, 단일화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15일"통합, 연대, 단일화 이건 다 상대가 있는 일이어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일단 저와 우리 당은 (단일화 문제에)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인 당내 경선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천정배 전 상임공동대표, 정동영 국가대개혁위원장 외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을 고려해 바로 경선 룰 논의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가 러브콜을 보내온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연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제3지대를 성공적으로 형성하는 것도 박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박 대표는 "국민의당은 이념과 진영을 떠나서 실용주의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그 길이 가장 생산적이고 가장 현실적인 정권교체의 길"이라며 "우선 우리 당의 문턱을 확 낮추겠다.누구나 들어와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대선 플랫폼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 국민의당 최대 주주인 안 전 대표가 연대론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문제다. 안 전 대표는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 여기저기 연대를 구걸한 정당이 승리한 역사는 없다"며 전당대회 당일까지 자강론을 역설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플랫폼 정당, 제3지대를 표방해온 만큼 우선 자강 행보를 보이더라도 결국 외부 세력과 힘을 합할 여지는 남겨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안 전 대표와 당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으면 연대론이 재점화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