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되고 가족은 안돼" 분통

▲ '나 홀로 승선'=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된 여객선의 실종자 가족들이 16일 오후 진도군 팽목항에서 10시간이 넘도록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해경 경비함정이 가족을 뒤로하고 이윤석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만 태우고 사고해역으로 가고 있다.
"국회의원은 사고해역 갈수 있고 실종자 가족은 나몰라."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고등학생 등 수백명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해 가족들이 10시간 넘도록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한 국회의원이 밤 늦은 시간에 해양경찰 경비함정을 타고 사고 해역으로 출항해 가족들이 분노했다.

특히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해역에 갈 수 있도록 수십차례 요구했지만 묵살된 반면 이 국회의원은 밤 늦은 시간에 현장에 도착한 뒤 곧바로 경비정을 타고 사고해역으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11시20분께 사고해역에서 2시간 남짓 떨어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이곳을 통해 구조자들을 태운 경비정 등이 입항해서인지 실종자 가족 100여명은 자리를 뜨지 않고 먼 바다를 바라보며 대답없는 아들, 딸의 이름을 연신 불렀다.

가족들은 또 사고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현재까지 10시간이 넘도록 끼니도 거른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러한 시점에 밤 11시께 생존자 소식이 전해져 가족들은 꺼져갔던 희망을 되살리며 사고해역에 갈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 때 팽목항으로 해경의 경비함정이 도착했다.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승선 대원들에게 "구조자 태우고 왔느냐. 사고해역에서 왔느냐. 가족들도 갈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을 하며 애타는 마음을 표현했다.

경비함정의 한 대원은 가족의 잇따른 질문에 "잠수부를 태우러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비함정은 5분여 정도 정박한 뒤 새정치연합 이윤석 의원과 보좌관 3명만 태우고 사고해역으로 출항했다.

이 의원은 사고현장에는 왜 가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실종자 수색이 지지부진 한 것 같아 나가보려 합니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같은 모습에 가족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딸을 기다리고 있는 한 아버지는 "딸이 있는 바다에 데려다 달라고 사고순간부터 요구하고 있는데 묵묵부답이더니 국회의원은 경비함정을 타고 나갔다"며 "해경은 국회의원은 중요하고 실종자 가족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어머니는 "생존자 소식이 전해 질 때 경비정이 들어와 좋은 소식을 전해 줄 것 같았는데 국회의원 태우러 왔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저앉아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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