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정유라씨(21)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2일 최경희 전 총장(55)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전 총장은 이대 입학 및 학사 과정 특혜 의혹 수사의 정점에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4일 오전 10시30분 한정석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최 전 총장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이대 비리의 '윗선'으로 지목됐던 최 전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이대 비리에 대한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앞서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을 지난 18, 19일 연이어 불러 조사한 바 있다.

특검은 최 전 총장이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씨의 이대 특혜를 총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 입학에 앞서 '예체능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특혜 지원 방법을 논의한 정황도 특검이 포착한 상태다.

또 당초 최 전 총장의 주장과는 달리, 최순실씨(61·구속기소)를 만나 '한식 세계화 사업'을 논의하는 등 친분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특검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2), 남궁곤 전 입학처장(56)을 구속했으며,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51·필명 이인화)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최근에는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54)는 정씨가 수강한 과목에서 성적특혜를 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정씨에게 입학·학사 특혜를 제공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최 전 총장의 승인 아래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이 정씨 특혜를 주도했고, 류 교수와 남궁 전 처장이 이를 집행했다는 것이다.

남궁 전 처장은 2014년 10월18일 면접 당일 평가위원 교수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 정씨 입학에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류 전 교수는 대리수강 및 대리과제 제출 등 정씨의 성적비리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정씨가 제출해야 할 과제를 대신 작성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이대 관계자들의 계좌내역도 추적했다.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전적 이득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이대는 정씨 입학 등을 도와주는 대가로 교육부의 재정 지원 사업을 수주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정씨를 둘러싼 이대 비리 사건의 경위와 혐의점을 정리한 뒤 관계자들을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화여대 입시비리·학사비리와 관련해서는 최경희 전 총장이 현재 계획으로 마지막 소환자"라며 "교육부(수사)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은 최근 최씨의 딸 정유라씨(21)를 둘러싼 이화여대 입시·학사비리와 관련해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를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하 교수는 다른 학생으로 하여금 정씨의 온라인 강의에 대한 대리수강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 교수는 최씨,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씨, 고영태씨 등과 함께 골프 회동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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