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증인으로 나선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당시 정부를 지지하지 않은 문화예술인 등 젊은 층을 포용하겠다는 약속이 김기춘 전 실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이후부터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장관은 자신이 장관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장관은 2006년 문화관광부 차관을 끝으로 퇴직한 이후 다시 2013년 문체부 장관으로 복귀한 계기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전화 때문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당시 박 당선자가 전화해 "본인이 선거과정에서 문화예술을 비롯한 젊은 사람들이 자신을 거의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그 사람들을 안고 가는 게 자기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사람에게 물어보니 당신(유 전 장관)이 적임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 자리를 맡아서 반대했던 사람들을 안고 가 달라고 부탁해서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수락했다"고 장관직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장관직 사임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장관직을 사임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자니 윤을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라는 지시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초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됐으나, 세월호 사건 발생 이후인 2014년 7월 17일 물러났다.

유 전 장관은 "2014년 5월 19일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낙하산 인사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제는 안하겠다고 하셨다"며 "그런데 바로 다음날 자니 윤을 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라는 지시가 왔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깜짝 놀랐고, 바로 전날 그런 말씀을 하신 분이 그런 지시를 했다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저와 가까이 지냈던 청와대 수석들과 상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분들도 임명을 하면 안된다고 해서 고민하다가 5월 23일 자니 윤을 서울사무소로 불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감사 임명 지시는 받았는데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자니 윤에게 말했다"며 "그래서 '감사에 해당하는 대우를 해주겠다'고 제안했고, 자니 윤도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그러나 김기춘 당시 실장에게 보고했더니 '시키는대로 하지 왜 쓸데없는 짓을 하냐'고 질책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며칠 후에 '다음 개각에서 빼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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