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솔직히 나도 몰랐다"

25일 정규재TV  박근혜 대통령 돌발인터뷰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말이다. 청와대 비서진도 모르는 기자회견이 이뤄진 것이다. 비록 청와대 비서진이 직무정지된 대통령이 아니라 권한대행을 보좌하는 것이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그렇다면 왜 갑작스럽게 인터뷰를 한 것인가

첫 번째는 '이대로 쫓겨날 수는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헌법재판소 박한철 소장이 3월 13일 이전에 탄핵심판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히니까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대로 있다가는 그냥 탄핵이 인용되면서 파면되겠다는 위기를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중앙일보와 기자를 고소하고, 최순실은 민주투사인양 '민주특검 아니다'고 외치고 최순실 변호인은 '특검 강압수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하고, 피청구인측(대통령) 대리인은 '중대결단을 할 수 있다'며 헌재를 압박한다.

이와 관련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이 이대로 있다가는 탄핵 될 수 있으니 뭐라도 해보자는 취지에서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걸로 보인다"는 것이 권영철 CBS 선임기자의 말이다.

두 번째는 제발 구속은 면하게 해달라는 '막바지 저항' 아니겠나?

청와대관계자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어떻게 하건 특검은 넘겨야 한다". 이말은 특검 종료이전에 탄핵이 인용돼서 특검에 구속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검의 구속을 피할려면 탄핵 인용이 최소한 2월 15일 이후에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 이전에 탄핵이 인용되면 대통령은 자연인 신분이 되니까 특검의 강제수사를 피할 수도 없고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영어의 몸이 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벌려는 의도를 여러차례 보여왔다.

특검의 1차 수사만료는 2월 28일이다. 박영수 특검은 "혼란은 짧을 수록 좋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수사기간 연장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특검의 수사는 2월 15일 이후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새로운 수사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박 대통령에게 필요한 건 시간인 것이다.

세 번째는 혹시나 하는 반전을 기대하는 게 아닌가?

박 대통령의 말 중 "촛불시위의 두 배도 넘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참여하신다고 들었다"고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왜곡하는 발언을 했다.

이건 박 대통령의 인식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누군가 여전히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탄핵반대 여론을 조성해서 막판 뒤집기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반대여론이 결집되면 탄핵소추안이 기각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한가닥 기대를 안고 있는 건 아닌가 여겨진다.

말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라고 하면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품위마저 팽개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 박 대통령의 인터뷰는 인터뷰라고 하기에는 수준미달이었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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