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반기문발 사퇴선언'으로 증권시장이 요동쳤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일 돌연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는 바람에 소위 정치테마주들이 대혼란 상태에 빠졌다.

이른바 '반기문 테마주'는 물론이고 대선 유력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과 관련한 테마주들이 요동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대선 포기 선언을 밝힌 시점은 이날 장 마감 직후였다. 증시에 직간접적인 충격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치테마주 투자자들은 시간외거래 시장에서 대혼돈에 빠졌다. 이른바 반기문 테마주들이 시간 외 단일가에서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한 정치 테마주의 생명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투자 주의가 당부된다.

이날 지엔코, 큐로홀딩스, 씨씨에스, 광림, 휘닉스소재 등 반기문 테마주들은 일제히 하한가에 거래됐다.

이들 반기문주는 반 전 총장이 귀국해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밟는 와중에도 지지율이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최근 줄줄이 하락했었다.

'대장주' 지엔코는 반 전 총장의 귀국을 전후해 줄곧 미끄럼틀을 탔다. 지난달 10일 8천670원이었던 주가는 1일 5천30원으로 41.98%나 내렸다.

역시 같은 기간 42.75% 급락한 광림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지난달 31일 주가 변동과 관련한 조회공시요구를 받기도 했다.

이에 광림은 "최근의 현저한 시황변동(주가급락)과 관련하여 당사에서 답변으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황교안 권한대행 등 다른 대선주자들 관련주는 다시금 상승 탄력을 받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최근 나란히 급등세를 보인 DSR제강과 DSR는 이날 정규시장에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 시장에서는 동반 강세를 보였다.

황교안 권한대행 테마주에 묶인 인터엠, 디젠스는 시간외거래 시장에서 아예 상한가로 직행했다.

안희정 테마주로 불리는 KD건설은 이날 정규 시장에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시간외매매에서도 3.08% 오른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는 반기문 전 총장의 돌연 사퇴로 정치테마주들이 또 한 번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감시 태세를 더 강화할 예정이다.

정치테마주 등 이상급등 종목들이 재급등할 경우 운영키로 한 비상시장감시TF도 필요하면 가동할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2일 "모니터링 대상에 오른 정치테마주들을 꾸준히 감시하고 있다"며 "이들 종목이 폭등하는 현상이 발견되면 거래소의 모든 부서가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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